[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1위까지 오르며 고공비행을 하던 대한항공. 그러나 계속된 추락에 '기장'을 바꿔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대한항공은 15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6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0-3(20-25, 19-25, 19-25)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대한항공은 6연패에 빠지면서 17승 14패 승점 52점으로 3위 삼성화재(18승 12패 승점 52점)을 넘는데 실패했다.
지난 11일 대한항공은 깜짝 소식을 전했다. 김종민 감독의 자진사퇴 소식으로 일종의 '충격 요법'을 통한 선수들의 각성 요구였다.
올시즌 대한항공은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가 복귀하면서 우승 적기로 평가받았다. 시즌 도중에도 한국전력에서 최석기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면서 전력 보강을 탄탄히 했다. 이런 기대 속에 5라운드 첫 경기 승리로 1위에 오르는 등 순항을 거듭했지만 뜻밖의 난기류가 찾아왔다. 5라운드 들어 전체적으로 손발이 맞지 않기 시작한 대한항공은 좀처럼 승점을 챙기지 못했고, 어느덧 순위는 4위까지 떨어졌다. 결국 김종민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새로운 사령탑으로 시작한 첫 경기. 당장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우선 상대가 너무 강했다. '장광균호'로 바뀐 대한항공의 첫 상대는 12연승의 현대캐피탈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4라운드와 5라운드를 전승으로 달렸고, 이날 대한항공을 잡고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만큼 대한항공의 반등의 제물로 삼기에는 너무 강력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장광균호'가 순항을 할지에 많은 물음표가 붙어 있다는 것이다. 장광균 감독대행은 올해로 35살이다. 주장 한선수(31)보다 4살이 많고, 최고참 최부식(38)보다는 세살이 어리다.
장광균 감독대행은 지난 2003년 대한항공에 입단해 최장기간 주장을 맡아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아무리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순위 싸움으로 한 경기가 중요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사령탑에 올라 선수들을 추스려 100%의 경기력을 이끌어 낸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실제 이날 대한항공 선수들은 공을 끝까지 따라가는 등 '의욕'은 있었지만 조직력에서 큰 빈틈을 보이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결국 승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다시 한 번 제자리 걸음을 반복해야 됐다.
대한항공은 구단 고위 관계자가 현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프런트 배구'로 유명하다. 그리고 비행 중 생긴 위기에 이들이 빼낸 카드는 '기장 교체'였다. 과연 이 선택이 최선이었는지는 시즌 종료 후 성적이 답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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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