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참 길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긴 터널을 지나 곽정철(30,KIA)이 부활의 날개를 편다. 드디어 올 시즌에는 그를 마운드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곽정철은 지난 2009년 KIA 타이거즈의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주요 멤버였다. 당시 손영민, 유동훈과 함께 'SKY 라인'으로 불리면서 KIA의 철벽 불펜을 가동했다. 150km/h에 육박하는 묵직한 공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하지만 2011년 시즌 중반 통증이 지속돼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공백이 길어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공익 근무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 그는 2014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복귀에 힘썼다.
그런데 괌 캠프 도중 과거 수술을 받았던 왼쪽 무릎이 다시 탈이 나면서 중도 귀국했고, 또 다시 1년이 넘는 재활 기간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곽정철은 여전히 희망을 보고 있다. 현재 대만 타이난 KIA 2군 캠프에서 시즌 준비에 들어간 곽정철과 대화를 나눴다.
◆ 궁금한 몸 상태
스프링캠프 시작전 체력테스트도 좋은 성적으로 통과한 곽정철은 현재 몸상태에 대해 큰 자신감을 드러냈다. "몸 상태가 매우 좋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는 그는 "재활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은 마운드에 올라갔을때 '무릎 부상이 재발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굉장히 컸었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이런 걱정을 모두 깨끗이 떨쳤다. 무릎 테이핑을 안해도 될 정도로 수술했던 부위가 잘 아물었고, 몸도 훨씬 가벼워졌다. 곽정철은 "근육량은 유지하되 체지방을 감량했다. 몸이 가벼우니까 공을 던지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 2015년에도 기회는 있었다
사실 지난해에도 곽정철의 1군 등판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끝내 한차례도 1군에 승격되지 못하고 2군에서 시즌을 마무리 했다. 곽정철은 "1군에 올라가려고 하면 예상치 못했던 잔부상으로 타이밍이 꼬였다. 마치 누군가가 나를 잡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무리해서 올라가지 말라는 하늘의 뜻인 것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웃었다.
긴 재활 기간에 조급한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때마다 스스로 방멈을 찾았다. 지난해 7월에는 한달간 자청해서 함평 2군 구장에서 합숙에 들어가기도 했다. "가장 좋았을 때의 몸을 만들고, 다시 한번 더 미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함평에서 혼자 야간 훈련도 하고, 어린 선수들과 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 내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을 많이 했고, 노트에 스스로 뭐가 문제였는지 되짚어보고 목표도 설정하며 답을 찾으려고 노력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 결과 훨씬 더 성숙해졌다.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았기에 얻은 결실이다. 곽정철은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결심을 했다. 괴롭더라도 1군 복귀를 위해 부족한 점을 스스로 찾았고, 절대 포기하지 않고 완벽하게 준비하기위해 마음을 다잡았다"고 덧붙였다.
◆ 다시 날고 싶다
2009년은 팀에게도, 곽정철에게도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시즌이다. 그는 "아프지 않고 멀쩡한 몸으로 1군에 복귀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것 같다. 2009년 우승의 순간 느꼈던 희열이 그동안 힘든 재활 과정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1군에 돌아가면 눈물이 날 것 같다. 부상 때문에 멈춰 있었던 마운드에서의 시간을 다시 찾고 싶다"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스스로 설정한 목표도 있다. 곽정철은 "지난 4년간 재활에 매달렸던 시간을 절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패의 시간이 아니라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이미 정해놨는데 지금 밝히고 싶지는 않습니다. 계획대로 결과가 나오면 그때 말씀해드릴게요. 올해는 1군 복귀와 적응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차곡차곡 올라가면 반드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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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