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1년전 이맘때까지만 해도 강정호(29,피츠버그)는 도전자였다. 올해도 그가 도전자인 것은 틀림없지만, 분명히 다르다. 그의 성공을 의심할 수 없는 이유를 직접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는 전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모인 그곳에서도 내야가 가장 빡빡하기로 이름난 피츠버그와 계약을 맺었다. 당연히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격수와 2루수, 3루수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포지션' 능력은 강정호를 만능맨으로 기용할 기회로 탈바꿈 했다. 오히려 피츠버그 기존 주전 내야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면서 '루키' 강정호의 활약이 가장 빛났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곧바로 기회를 잡았다. 시즌 초반 다소 헤매는듯 싶다가도 출장 시간이 늘어날 수록 물이 올랐다.
◆ 전문가 예상 무색케한 첫 시즌
2015시즌 총 126경기를 소화한 강정호는 421타수 121안타(2루타 24개 3루타 2개) 15홈런 58타점 타율 2할8푼7리 출루율 3할5푼5리 장타율 4할6푼1리 OPS 0.816을 기록했다.
시즌전 전문가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강정호의 계약 직후 미국의 한 매체는 "올해 기억해야 할 선수 100명"을 소개했다. 강정호는 여기에서 쿠바 국가대표 출신 투수 라이셀 이글라시아스(95위), 콜로라도의 유망주 투수 에디 버틀러(90위)보다 높은 89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강정호를 내내 따라다닌 표현 중 하나가 'KBO리그에서의 성공이 메이저리그에서는 어떻게 환전될지 모른다'였다.
미국 언론에서는 강정호의 첫 해 성적을 2할6푼대 12홈런 50타점 내외로 예상했지만 실제 성적은 예상 수치를 훨씬 웃돌았다.
◆ 복귀 희망적, 팀내 입지는
순조로운 첫 시즌을 보내던 중 불의의 부상을 입은 강정호는 휴식기에 한국에도 돌아오지 않고 미국에서 재활에 매진했다. 그 결과 복귀 속도가 무척이나 순조롭다. 팀 스프링캠프 참가는 어려워도, 빠르면 4월 팀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복귀 속도만 순조롭다면 입지도 확보할 수 있다. 피츠버그는 시즌 후 닐 워커를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시키면서 내야수 한명을 정리했다. 현재로서는 조디 머서가 유격수를 맡고, 조쉬 해리슨이 2루, 강정호가 3루수를 맡는 것이 최적의 시나리오다.
◆ 2년차 징크스? 미리 겪었다.
강정호는 타고난듯 보여도 굉장한 노력파다. 원래 무척 마른 체형인 몸도 극도의 노력을 통해 현재처럼 건장하게 만들었다. 그의 노력은 메이저리그 입성 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강정호가 미국에 건너갔을 때 그의 정직한 '레그킥' 자세는 현지 언론에서 가장 단골소재로 삼는 약점이었다. 하지만 강정호는 한국에서 뛸 때보다 조금 다른 템포로 레그킥에 변화를 주면서 타이밍을 맞췄다. 160km/h에 가까운 메이저리그의 강속구 투수들을 상대로 되려 더 강했던 이유다.
미국의 통계 프로그램 ZiPS에서는 강정호의 2016시즌 성적을 타율 2할5푼2리 16홈런 61타점으로 예상했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못하다는 예측이다. 물론 이같은 예상 뒤에는 부상 후유증에 대한 염려도 섞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그랬듯, 이번 시즌의 강정호 역시 예상을 뒤엎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메이저리그 A 구단 스카우트는 "강정호는 지난해 이미 모든 관계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자리를 잡았다. 부상만 잘 회복한다면 충분히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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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