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분석] 다이아몬드는 날카로운 만큼 헐거웠다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요르단의 '침대축구'를 막은 것은 다이아몬드였다. 그리고 후반 진땀을 흘리게 한 것도 다이아몬드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3일 카타르 도하의 수하임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8강전에서 1-0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경기 전 초점은 침대축구에 맞춰졌다. 신 감독은 전날 공식 기자회견부터 요르단을 침대축구로 정의했다. 그는 "요르단전 변수는 침대축구다. 중동이 신사적인 경기를 보여주지 않는데 보기 참 민망하다"고 쏘아붙였다. 옆에서 신 감독의 말을 듣던 요르단 감독은 그저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심리적으로 상대를 압박한 한국은 해법을 다이아몬드에서 찾았다. 선제골을 필수라 강조한 대표팀은 대회 전부터 주전술로 갈고 닦았던 4-4-2 다이아몬드 전형을 꺼냈다. 황희찬(잘츠부르크)과 류승우(레버쿠젠)가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추고 뒤에서 개인 능력이 좋은 문창진(포항)과 권창훈(수원), 이창민(제주)이 공수를 넘나드는 방법을 택했다. 

시작 휘슬과 함께 저돌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가능한 골을 빨리 터뜨리겠다는 움직임이었다. 대표팀은 상대 수비가 조금만 거리를 주면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했다. 심상민과 이창민, 권창훈 등 위치를 가리지 않고 위협을 가했다.

서서히 요르단의 수비를 벌리기 시작한 대표팀은 권창훈의 헤딩 슈팅으로 주도권을 잡았고 전반 23분 기다렸던 첫 골을 터뜨렸다. 권창훈의 날카로운 크로스로 상대 수비 실수를 유도했고 문창진이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재기 넘치는 2선 다이아몬드 배치가 만들어낸 전반전 최고의 효과였다. 이를 통해 대표팀은 요르단의 시간끌기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요르단이 누울 침대를 치우는데 다이아몬드가 제 역할을 했지만 반대로 위기를 자초한 것도 다이아몬드였다. 한국은 실점 이후 저돌적으로 나선 요르단에 후반 내내 밀렸다.  

전반과 달리 산만한 경기 양상이 보인 후반 대표팀은 박용우 한 명에게 의존하는 포백 보호와 중원 수비의 약점을 모두 드러내면서 요르단에 끌려갔다. 상대가 작정하고 후반 들어 공격에 4명을 배치하며 공격하는 흐름을 1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막아내기엔 위험부담이 컸다.

위기를 자주 내주던 한국은 후반 23분에는 상대 맹공에 골망이 흔들렸지만 오프사이드로 오심한 부심 덕에 웃을 수 있었다. 계속해서 다이아몬드를 좀처럼 접지 못한 한국은 남은 시간 내내 위기 속에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다행히 남은 시간 리드를 지켜내며 준결승에 올랐지만 다이아몬드 전술의 장단점을 확연하게 드러내면서 고민에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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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