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한화 이글스가 '10승 투수' 미치 탈보트(33)와 작별을 고했다.
한화는 27일 "탈보트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25일 한화는 기존 외국인 선수들 중에는 에스밀 로저스(30)와 탈보트에게만 재계약 의사를 통보했던 바 있다. 그 중 리스트 1순위에 있던 로저스와는 이미 계약을 마쳤고, 탈보트를 두고는 고민을 거듭해왔다.
올시즌 30경기 10승11패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한 탈보트는 로저스 합류 전까지는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오던 선수였다. 스프링캠프부터 합류해 한 시즌 내내 한화 마운드를 지킨 유일한 외국인 선수인데다가, 한화에서 2011년 류현진(LA다저스) 이후 배출한 4년만의 10승 투수이기도 하다. 5일 휴식을 취하며 등판 간격만 지켜서 갈 경우, 성적도 어느정도 보장됐다. 이미 세 시즌을 KBO리그에서 보냈던 만큼 적응도 모두 끝났다. 한화로서는 안정적인 선택지인 셈이다.
하지만 '특급 에이스' 호칭을 붙이기에는 고개가 갸웃한다. 무난하기는 하지만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기엔 부족함을 지울 수 없다. 기복 있는 피칭 탓에 믿고 가져가기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시즌 초반 '보크' 판정에 불복하면서 정신적으로 크게 흔드리는 모습을 보였고, 첫 번째 2군행을 기록했다. 한여름 달궈진 마운드에서는 6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6.67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연달아 4번 패하는 건 실패한 투수다"라며 탈보트의 두 번째 2군행을 지시했던 바 있다.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한화를 망설이게 했다.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리며 몸 상태가 100%로 올라온 적이 별로 없었다. 마지막 스퍼트가 필요했던 시즌 막판에는 허리 뭉침 증상으로 인해 로테이션을 건너 뛰기도 했다. 결국 이 점이 탈보트의 발목을 잡았다. 한화는 "2015 시즌 도중 발생되었던 허리 통증 부위에 대해 국내외의 메디컬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현 상황에서는 투구 시 통증이 없을 수 있으나 향후 재발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한화의 선발진들이 '오른손 투수'에 치우쳐 있다는 점도 컸다. 실제로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거친 선수들 중 좌완은 시즌 도중 부상으로 방출됐던 쉐인 유먼 정도밖에 없었다. 1선발인 로저스를 포함해 안영명, 배영수, 송은범, 김민우, 송창식, 이태양 등 선발 자원으로 칠 수 있는 선수들 모두 우완이다. 이렇게 우완에 편중돼있는 선발진들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좌완 외국인 에이스를 찾아나선다. 한화는 "효율적인 선발투수진 구성을 위해 좌완 선발투수 영입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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