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kt가 일찌감치 외인구성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다.
댄블랙을 향했던 길고긴 고민은 의외로 쉽게 끝이 났다. 지난 14일 댄블랙은 마이애미 말린스와 스프링캠프 초대권을 포함해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싶다고 팀에 알려왔고, kt는 더 이상의 미련 없이 블랙을 풀어줬다. 그 뒤 바로 담당자가 출국했다. 이후 마지막 투수였던 요한 피노와의 계약을 마쳤다. 방출부터 영입까지 이틀밖에 걸리지 않은 재빠른 행보였다.
야구 안팎으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타자 앤디 마르테와는 일찌감치 재계약 합의를 끝낸 상황. 요한 피노를 끝으로 슈가레이 마리몬, 트래비스 밴와트까지 세 명의 투수를 모두 새로 영입하는 데 성공하면서 외인 로스터를 모두 채웠다. 외인 구성을 마친 다른 팀들이 주로 재계약 위주의 절차였고, 그 외팀들은 아직도 외부 영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 kt는 어떤 형님들 보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주로 마운드 강화에 초점을 둔 영입이었다. 댄블랙이 떠난 이상 외국인 타자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투수2-타자2'로 치렀던 지난 시즌 변칙안에서 벗어나 '투수3-타자1'라는 원안으로 돌아왔다. 2013년 창단한 NC 역시 2년 동안 외인 4명을 쏠쏠히 활용해 가을야구까지 진출했다. 특히 찰리 쉬랙-에릭 해커-태드 웨버 등 세 명의 선발 투수로 강한 선발 마운드를 만든 게 컸다. 정규시즌 장기 레이스는 투수 싸움인 만큼, 가장 이상적인 활용방안이었다.
창단 첫 해인 올 시즌 kt도 처음엔 '투수3 타자1'로 외인을 구성했다. 크리스 옥스프링-필 어윈-앤디 시스코가 선발진으로, 앤디 마르테가 타선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시즌 중 교체를 통해 결국 '투수2 타자2'로 노선을 틀었다. 시스코는 선발에서도 불펜에서도 답이 없는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대체 외인 저마노와 교체됐고,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어윈 역시 웨이버 공시된 뒤 댄블랙이 kt의 유니폼을 입었다.
또 이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들은 '적응력'이 관건이다. 실제로 한국 무대로 직행한 현역 메이저리거의 실패사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반면 변변치 않은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KBO에서 물만난 고기가 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한국 야구의 시스템과 문화에 얼마나 빨리 적응해야만, kt가 대체 외인으로 골머리를 앓지 않을 수 있다.
아직 갈길은 멀다. 세 명의 외인은 스프링캠프 쯤에나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올해 kt는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기 때문에 선수들이 현재 사는 곳에서 직접 미국으로 향한다. "직접 던지는 것을 보고 난 다음에야 확실한 보직이 결정될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누가 1선발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는 게 kt 관계자의 전언. 3인 모두를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한다는 청사진도 2016시즌의 뚜껑을 열어봐야 가능할 일이다.
numbre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AFPBBNews=News1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