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기대대로만 된다면 풍년이다. 2016년 '코리안 빅리거들'의 전성시대가 되기위해 필요한 4가지 요소는 무엇일까.
강정호도, 박병호도 떠났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게 될 한국인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과거 박찬호, 최희섭, 김병현 등의 선수들이 전성기를 구축했던 때와는 또 다른 추세가 자리 잡았다.
예전에는 아마추어 시절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태평양을 건넜다면, 최근에는 KBO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 미국으로 간다. 류현진이 첫번째였고, 강정호가 야수 1호였다. 그리고 포스팅 시스템으로 진출한 박병호 그리고 볼티모어와 FA 계약을 맺은 김현수까지. 한국에서 온 선수들의 위상도, 입지도 달라진게 사실이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이들이 진짜 '러시'를 위한 기틀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2016년이 중요하다. '맏형' 추신수를 시작으로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성공적인 2016시즌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꼽아봤다.
① 류현진·강정호의 건강한 복귀
1987년생 두명의 동갑내기 친구는 올해 가슴이 철렁한 큰 부상을 입었다. 류현진은 시즌 개막 직전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2015시즌은 사실상 통째로 날아갔고, 부상 부위가 팔꿈치가 아닌 어깨인만큼 더 큰 우려를 샀다. 다행히 재활 속도는 빠르다. 다저스 재활 시설에서 수술 부위 회복에 힘썼고, 최근 30M 롱토스 캐치볼까지 소화했다. 류현진의 목표는 2016시즌 정상 복귀. 구단 역시 류현진이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야 전력 구상에도 계산이 선다.
왼쪽 무릎 파열 부상을 입었던 강정호도 현재 속도라면 4월중 복귀가 가능하다. 개막전부터 로테이션에 포함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구단에서도 4월 복귀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고, 강정호도 재활에 힘쓰며 복귀 시기 앞당기기에 열중이다. 류현진은 내년이 메이저리그 4년차, 강정호는 2년차가 된다. 또 두사람 모두 이미 메이저리그 적응은 끝난 상황. 건강한 복귀만이 기다려진다.
② 박병호·김현수, 스프링캠프 경쟁 우위
계약 조건은 다르지만 두사람 모두 메이저리그 신입생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포스팅을 통해 미네소타와 계약한 박병호와 FA로 볼티모어와 계약한 김현수는 이번 스프링캠프가 관건이다. 두사람 모두 경쟁 전망은 밝다.
박병호의 경우, 1루에 '프랜차이즈 스타' 조 마우어와 '신성' 미겔 사노가 있지만 구단 측에서도 이미 교통정리에 들어갔다. 1루와 3루 수비가 가능한 사노에게 외야 수비를 맡기고, 대형 계약이 맺어져있는 마우어를 1루 그리고 박병호를 지명타자로 쓰겠다는 생각이다. KBO리그에서는 줄곧 1루에서만 뛰었던 박병호도 "지명타자로 뛰게 되도 상관 없다. 무조건 따르겠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팀내 훈련에서부터 시작될 자체 경쟁이 어떤 결말을 맺느냐에 따라 계산이 달라질 수도 있다.
김현수도 마찬가지. 볼티모어는 전력 취약점 중 하나가 코너 외야수였다. 좌익수가 주 포지션인 김현수에게는 다소 유리한 조건. 하지만 결국 겨우내 준비를 잘해서 스프링캠프때 코칭스태프로부터 확실히 눈도장을 받는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더욱이 볼티모어와 미네소타는 2016년 4월 5일 볼티모어 홈구장에서 개막전 맞대결을 펼친다. 김현수와 박병호가 스프링캠프를 거쳐 메이저 로스터에 안착한다면 개막 첫날부터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③ 추신수, 악몽 되풀이 없다
'추추트레인' 추신수는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한 해를 보냈다. 시즌 초반에는 리그 전체 타율 꼴찌를 기록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부상이나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슬럼프가 길었다.
타율 2할2푼~3푼대를 오르내리면서 자존심을 구겼던 그가 부활의 서막을 알린 것은 대기록 덕분이었다. 7월 22일 콜로라도전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3루타를 만들어내며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결국 1할대까지 추락했던 타율을 2할7푼6리 22홈런 82타점으로 끌어올린 후 시즌을 마쳤다.
추신수가 올해와 같은 악몽을 되풀이하지만 않는다면 그의 걱정도, 텍사스의 걱정도 희미해질 것이다.
④ 마이너 유망주들, 이제 빛을 볼 시간이다
이제는 빛을 봐야할 선수들도 있다. 바로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마이너리그에서부터 눈물 젖은 햄버거를 먹으며 차근차근 빛볼 날을 꿈꾸는 선수들이다. 이학주, 박효준, 최지만, 문찬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역시 마이너리그 유망주였던 이대은은 NPB 우회를 선택했고, 현재 마이너리그에 있는 선수 가운데 가장 승격 확률이 높은 이학주는 고민 끝에 좋은 조건으로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마쳤다. 오랫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머물고 있는 이 선수들 가운데 다시 한번 추신수와 같은 성공 신화가 써진다면 또다른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먼저 진출한 선수들이 있었기에 '진출 러시'도 일어날 수 있었다. '한국'이라는 꼬릿표를 달고 뛸 메이저리거들이 어떤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시장 전망까지 연쇄 파급력이 생긴다. 선수들 스스로도 '언제나 국가대표'라는 책임감을 떠안고 있는 까닭이다.
NYR@xportsnews.com/사진=(왼쪽부터)추신수-박병호-류현진-강정호-김현수 ⓒ AFPBBNews=news1, 엑스포츠뉴스DB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