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LG 트윈스가 추운 겨울 속 뜨꺼운 감자로 자리 잡았다.
LG는 지난 6일 FA(자유계약)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SK 와이번스로 떠나보냈다. 최승준은 올 시즌 개막전 4번 타자로 출장했을 만큼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거포 유망주였지만 LG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다.
최승준을 포함해 LG는 올해에만 세 명의 거포 유망주와 아쉬운 이별을 했다. 지난 7월 말 정의윤을 트레이드를 통해 SK에 보낸 LG는 2차 드래프트에서는 나성용을 삼성 라이온즈에 빼앗겼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LG가 보이고 있는 행보는 팀 컬러를 변화시키기 위한 승부수로 예상된다. LG는 국내에서 제일 규모가 큰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지만, 과거부터 '우타 거포'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던 구단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LG는 박병호로 대표되는 '거포' 유망주를 스카우팅하며 육성에 힘썼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못했고, 타 구단으로 이적 후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선수들을 바라보면서 쓰린 속을 삼켜야 했다.
안치용 해설위원은 잠실야구장에 대해 "야수들의 부담이 큰 야구장"이라고 운을 떼며 "펜스 앞에서 타구가 잡히면 타자들의 타격 균형이 전체적으로 무너지게 된다. 정의윤의 경우도 잠실야구장을 떠나 두 배 이상 이득을 봤다"고 설명했다.
반면 LG와 같이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의 경우 중장거리 타자를 육성하며 빠른 야구를 통해 2000년대 후반 KBO리그를 이끌었고, 올 시즌에도 15년 만의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올렸다. 두산의 우승을 이끈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주력을 겸비한 라인드라이브 타자들이다.
결국 LG가 내년 시즌 목표로 잡는 야구는 '달리는 야구'다. 올 시즌 후반부터 양상문 감독은 빠른 야구에 대한 실험에 집중했었고,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9~10월 LG는 팀 도루를 22개 기록하며 이 부분 4위에 위치하기도 했다.
타 구단에서 탐 낼 만한 유망주가 즐비한 LG가 이들을 내년 시즌 전까지 어떤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세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LG의 승부수는 던져졌고 결국 현장의 몫만 남은 상태다. LG의 승부수가 어떤 결말을 맺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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