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이동현이 LG 트윈스의 FA 투수 잔혹사를 끊기 위해 나선다.
LG는 28일 저녁 "프리에이전트(FA) 이동현과 3년 총액 30억원 (계약금 12억원, 연봉 6억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이동현은 60경기에 등판해 59⅓이닝 5승 5패 4세이브 11홀드를 기록하며 LG 불펜 마운드를 단단히 지켰다. 시즌 초 마무리 봉중근이 부진했을 때는 든든한 수호신으로 뒷문을 잠구기도 했다.
LG는 역대 FA 투수에 대한 재미를 보지 못한 팀 중 하나다. LG가 과감하게 영입한 투수들은 줄무늬 유니폼 입고 번번이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뒷문 고민에 빠져있던 지난 2003년 LG는 당대 최고 마무리였던 진필중을 4년 30억에 잡아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진필중은 이듬패 34경기 출장 4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에도 진필중은 부상과 부진을 극복해내지 못했고 2005~2006년 단 한 개의 세이브도 올리지 못하며 쓸쓸하게 유니폼을 벗어야했다.
라이벌 구단인 두산 베어스에서 영입한 박명환(4년 30억원)은 이적 첫 해 10승 6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하며 선방했을 뿐 이후 2008~2010년 3년간 단 4승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대표적인 투수 FA 실패 사례로 꼽힌다.
계속된 투수 FA 실패에도 불구하고 LG는 2012년 스토브리그 때 삼성의 '마당쇠'인 정현욱을 4년 28억 6천만원에 영입했다. 당시 LG는 '필승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고, 나이가 많기는 했지만 정현욱은 LG에게 있어 적절한 매물이었다. 이적 첫 해 정현욱은 54경기 47⅔이닝 16홀드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하며 제 몫을 해줬다.그러나 거짓말처럼 이듬해 25경기 등판해 그쳤고 올 시즌에는 1군 마운드조차 밟지 못했다.
한편 LG는 집토끼 2007년 LG는 집토끼인 류택현(3년 6억 4천만원)과 최원호(2년 6억원)를 잔류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최원호는 계약 기간 동안 21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류택현 건실한 플레이를 펼쳐냈지만 계약 이후 6년간 33홀드를 따내는 데 그쳤다.
투수 FA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LG이지만, '프랜차이즈' 이동현에 대한 대우를 확실히 하며 그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LG가 이동현에게 바라는 점은 마운드에서의 '필승조'뿐만 아니라 젊은 투수들의 조언자 역할도 있다. 평생 LG맨으로 소속팀에 대한 애정이 있는 이동현은 자신의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LG의 잔혹사를 끊어줄 투수임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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