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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타이베이] 대회 흥행을 위해 = 일본 우승을 위해?

기사입력 2015.11.17 06:10 / 기사수정 2015.11.17 00:36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타이베이(대만), 나유리 기자] 그들이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일본과 아이들'일 것이다. 곱씹어 볼 수록 이 대회의 정체성이 어디에 있을까 고민이 된다.

현재 일본과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2015 WBSC 프리미어12 국제 야구 대회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국가는 단연 일본과 한국 그 다음이 대만 정도다. 일본과 대만은 대회를 공동 개최하는 주최국이기 때문에 홈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마저도 자국의 야구팬에 한정된 열기일 뿐,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는다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매스컴 보도 빈도로도 이런 열기를 이해할 수 있다. 예선과 8강전이 열린 대만 현지에서 취재진이 가장 많은 곳은 단연 홈인 대만과 그다음 일본 그리고 한국이었다. 대만과 일본은 대회에 참가 중인 다른 대표팀(특히 한국)에도 꾸준히 취재진을 보내며 분위기 파악에 주력했다. 

한국과 쿠바의 8강전이 열린 16일. 경기를 앞두고 들려온 소식 하나가 한국에 있는 팬들을 들끓게 만들었다. 일본이 마음대로 준결승전 일정을 조정했다는 것이다. 

정확한 상황은 다음과 같다. 프리미어12 대회의 모든 일정이 확정됐던 지난 9월. 공동 개최국인 일본은 WBSC 프리미어12 조직위와 다른 참가국들에게 부탁을 했다. "만약 일본이 준결승에 진출하게 되면, 날짜를 조정해도 되겠냐"는게 그 내용이었다. 

프리미어12 대회의 최종 일정이 확정됐을 당시 8강전 제 1경기 승자팀과 제 3경기 승자팀이 19일에 준결승 제 1경기를 치르고, 8강전 제 2경기 승자팀과 제 4경기 승자팀은 다음날인 20일에 준결승 제 2경기를 치르기로 했었다. 장소는 일본 도쿄의 도쿄돔이다. 

대진표상 예선 B조에 속해있는 일본이 조 1위로 8강전에 진출해 준결승 티켓까지 따낼 경우, 19일에 열리는 준결승 제 1경기가 아닌, 20일 제 2경기를 소화하게 되는게 원래 일정이다. 

하지만 일본은 날짜 변경을 원했다. KBO를 비롯한 다른 참가국도 이 사실을 9월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조직위도 승낙을 했다. 일본이 준결승에 진출하면 무조건 19일에 경기가 열리는 것으로. 물론 상대가 한국이 될 줄은 KBO도 몰랐다. 예선을 몇 위로 통과하게 될지, 본선에 진출할 수 있을지도 지레짐작 하기는 어려웠기 떄문에 막연하게 'OK' 사인을 낼 수 밖에 없었다. 

한국 대표팀이 B조 3위로, 일본 대표팀이 B조 1위로 8강에 진출해 각각 쿠바와 푸에르토리코를 꺾어 준결승 맞대결팀이 됐다. 일본의 요구대로 두 팀의 준결승 경기는 20일이 아닌, 19일 목요일에 도쿄에서 열린다. 

일본이 날짜 변경을 요구한 이유는 한가지다. 20일에 준결승전을 치르면 21일로 예정된 결승까지 연이틀 경기를 해야한다. 대신 17, 18일 동안 휴식과 이동을 한 후 19일에 준결승전을 치르면 또 하루 여유를 가졌다가 21일 결승에 임할 수 있다. 

일본이 내세운 일정 변경의 논리는 "대회 흥행을 위해"다. 바꿔 말하면, 프리미어12 대회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도쿄돔 안방팬들 앞에서 일본이 우승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리고 상대팀들은 자국 잔치에 초대받은 손님에 불과하다. 비약이 아니라 사실이다. 

KBO도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밖에 없었던 나름의 이유와 사명감이 있었다. 또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 선수들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호성적을 냈다. 설령 대표팀이 준결승에서 일본에 다시 한번 패한다해도 비난하는 목소리는 극히 적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모든 것이 일본의 입맛대로 돌아가는 것 같은 이 대회가 여전히 개운치 않게 느껴지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다. 비단 한국 대표팀을 취재하는 이이기 때문은 아니리라.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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