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의 특별 캠프가 한창인 가고시마, 선수들은 '지옥 훈련'으로 불리고 있는 만큼 타이트한 일정으로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 늘 거친 숨소리와 비명 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지난 10일 야간 훈련 시간, SK 야수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장이 아닌 실내 체육관에 모였다. 그리고 박창민 컨디셔닝 코치와 마주보고 서 '태보(태권도와 복싱, 에어로빅을 합쳐 만든 운동)'를 시작했다. 선수들은 조금은 어색하게 동작을 맞췄지만 웃음 띤 얼굴로 운동을 소화했다.
태보 시간을 제안한 박창민 코치는 "이번 캠프에서 웨이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너무 강요만 한다면 지루하거나 자칫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태보는 선수들이 웨이트를 가깝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라면서 "따분하게 뛰기만 하는 유산소 운동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도 풀고 흥을 느끼는 동시에 필요한 부분의 근력을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태보를 마친 뒤 내야수 유서준은 "야수들 모두 처음 해봤을텐데 그래서 그런지 재밌고 신기했다"면서 "어색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또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14일 저녁 컨디셔닝 코치의 강의가 끝나고 난 뒤에도 선수들이 또다시 모였다. 15일은 환갑을 맞는 김용희 감독의 생일이었다. 선수들은 역시 다음주 생일을 앞두고 있는 김성갑 수석코치와 11월이 생일인 선수들을 위한 '서프라이즈 파티' 계획을 꾸몄다.
그리고 15일 오전 훈련이 시작되기 전 선수들은 김용희 감독을 위해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노래를 부른 뒤 직접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다. 김용희 감독은 "생일이 시즌 후라 매년 거의 챙기지 않았었는데, 처음으로 선수들에게 이렇게 축하를 받아보니 기분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사실 생일의 제일 큰 선물은 좋은 성적이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보태서 노력한 만큼 꼭 좋은 성적을 내자"면서 "내일도 생일하고 싶다"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김용희 감독의 말이 끝난 후에는 김성갑 수석과 11월 생일자인 김재현, 정영일, 문광은, 전유수, 문승원에게도 케이크와 생일 선물을 전달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SK의 캠프 현장은 '총성 없는 전쟁터'와 같지만,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 또한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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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