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타오위안(대만), 나유리 기자] 대표팀의 자존심과도 같은 4번 타자 이대호가 악재를 뚫고 시원한 역전 홈런포로 고국의 팬들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11일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맞대결에서 10-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역전의 선봉에 나선 타자는 이대호였다. 대표팀은 일본전에 이어 도미니카전도 경기 중반까지 공격 활로를 뚫지 못했다. 일본전 9이닝 그리고 도미니카전 6회까지 15이닝 무득점 행진이 이어가고 있어 답답했다.
선발 장원준이 호투했지만, 점수를 얻지 못하니 솟아날 구멍이 없었다. 5회말 먼저 내준 1점에 족쇄처럼 끌려다녔다.
하지만 한번의 찬스에서 시원한 홈런포가 터졌다. 7회초 1사 2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가 페민의 2구째 146km/h짜리 한가운데 직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왼쪽 담장 방면으로 멀리멀리 날아가 관중석 하단에 떨어지는 투런 홈런이 됐다. 0-1을 2-1로 만드는 역전 홈런이었다.
이대호의 홈런 이후 대표팀은 신기하게도 집중타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7회 2득점에 이어 8회, 9회에도 대량 득점을 내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대호는 현재 손바닥 부상을 안고 뛰고 있다. 재팬시리즈 막바지에 사구를 피하기 위해 오른손을 뻗었다가 공을 맞아 통증이 생겼다. 병원에서는 2주 가량 안정을 취하라고 했지만, 국가 대표에 차출되면서 휴식을 취할 겨를이 없었다.
붕대로 오른손을 꽁꽁 싸맨 이대호는 일본전에 이어 도미니카전도 정상 출격했다. 물론 통증이 남아있는만큼 타격감도 좋을리 없었다. 10일 공식 훈련에서도 타격 연습을 마친 그는 "손바닥 때문에 감이 좋지 않다. 경기 감각도 떨어졌다"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필요할때 이대호의 진가가 빛났다. 그가 자랑스러워하는 태극마크를 달고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대표팀이 이날 경기까지 패한다면 B조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희망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무득점 굴욕을 깸과 동시에 고국에서 중계를 통해 대회를 지켜볼 팬들에게도 좋은 선물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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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