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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V4 비하인드] 김태형 감독이 말하는 '우승' '외국인' '2016'

기사입력 2015.11.11 10:54 / 기사수정 2015.11.11 13:12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초보 감독'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우승 감독'이 된 김태형(48) 감독이 되돌아보는 우승의 순간은 어떨까.

두산 베어스는 지난 10월 31일 삼성 라이온즈를 13-2로 잡았다. 한국시리즈 전적 4승 1패. 2001년 이후 14년 만에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딱 열흘이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통풍도 오고 살도 많이 쪘다. 처음에는 평소에 안 신었던 구두를 신어 발이 아픈 줄 알았다. 그런데 계속해서 지인들을 만나고 술을 마셔서 그러다가 이틀 전부터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통풍이라고 했다. 지금은 약을 먹어서 괜찮아졌다. 몸무게도 평소 82kg-85kg를 왔다갔다 했는데 지금은 91kg까지 나간다"며 우승 후유증에 토로하며 웃어보였다.



◆ 우승의 순간

- 우승이 실감나는가

"생각하면 좋은데 아직까지도 실감이 안난다. 우승했을 때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게 훅 지나간 것 같다"

- 포스트시즌 진출할 때 어디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했나

"일단 우리가 3위를 해서 4위였던 넥센은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NC의 경우는 편하게 하자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준플레이 오프 4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두고 운이 오는 것 같았다"

- 포스트시즌을 하면서 우승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었나

"그런 생각은 정말 안했다. 그런데 선수단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특히 NC와의 5차전에서 막 결의를 다지고 비장하게 한 것이 아니라 덤덤하게 편하게 했는데 그런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

- 한국시리즈 1차전 역전 패배가 가장 아쉬웠을 것 같다

"솔직히 1차전 역전패를 당한 것은 그렇게 화나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피가로가 그렇게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타자들의 감각도 올라왔다. 니퍼트와 (장)원준이가 잘 던져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1승 1패를 생각했는데 2차전 이기고 나니까 1차전 생각이 너무 났다. 일부러 오재일을 안봤다(웃음)"

-한국시리즈 당시 굉장히 피곤해 보였다

"사실 포스트시즌 내내 1루수와 지명타자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고)영민이 때문에 고민 많이 했다. 영민이는 허리가 좋지 않아서 정말 필요할 때 히든카드로 한 번 써야하는데, 쓰지 못하겠더라. 4차전에서는 야구장에 도착하자마자 영민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그랬더니 영민이가 하겠다고 이야기해서 선발 출장시켰다. 그랬더니 자기가 할 일을 딱 하고 나왔다. 2타점 안타치고, 나중에 홈 슬라이딩한 뒤 허리 통증을 이야기해서 교체했다"

- 미디어데이에서 입담이 빛났다. 혹시 준비했었나

"의도는 없었다. 나는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상대방이 이야기 한 것을 듣고 순간 순간 이야기하는 편이다. 특히 내가 긴장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전장에 나가서 장수가 긴장하면 되겠나. 병사들이 이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가 규칙과 규율 속에서 잘하는 것이 가장 좋은 팀이라는 것을 느꼈다"

- 시즌 중 이미지는 원칙을 중시하고 카리스마 있는 감독이었는데 실제로도 그런가

"내가 감독을 하면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고 그런 것은 없었다. 감독 부임을 하면서 홍성흔이 다른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했는지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잘 해왔다. 그런 원칙이나 그런 부분을 이야기 했기 때문에, 감독이 마음에 안들면 딱 이야기 하는 편이니. 그 외에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린 선수들에게는 농담도 하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 벤치에서도 선수들이 감독 표정을 많이 본다. 그래서 표정을 더 좋게하려고 했지만, 잘 되는 것 은 아니지만, 그렇게 선수들을 잡고 그러려고 하지는 않았다"

-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삼성 주축 투수 세 명이 빠졌다. 당시 솔직한 심정은 어땠나.

"정말 신경쓰지 않았다. 투수가 3명이나 빠졌지만, 걱정은 야수쪽이었다. 우리 투수들이 삼성 타자 상대로 약했다. 우리에게 분명 유리한 요소였지만,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다"

- 단기전 운영을 잘한다는 평가가 있다.

"포스트시즌과 정규시즌은 분명 다르다. 포스트시즌에는 내일이 없다. 투수 교체 타이밍도 긴 생각보다는 바로바로 교체했다. 고민하다가 후회하는 것보다는 바로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가지고 있는 카드를 써보지 않고 그러면 얼마나 아쉽겠나"



◆ 외국인

- 스와잭을 포스트시즌에서 제외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스와잭은 한국에 대해 적응을 못한 것 같다. 좋은 것도 가지고 있고, 메이저리그 출신이지만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거 같다. 생각보다 한국 야구가 만만치도 않았던 것 같은데, 성격상 그걸 이겨내지 못했다. 내가 보기에는 한국에 대한 적응이 부족했던 것 같다. 팔 상태도 본인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 했다"

- 반면 니퍼트는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의 부진을 모두 털어냈다

"생각도 훨씬 잘 던졌다. 본인이 가진 최고를 던졌던 것 같다. 정말 많이 기다렸는데, 기다렸던 세 달을 한 번에 날려줬다. 포스트시즌은 무조건 올라간다고 봐서 기다려줬다. 단기전에서 해줘야한다고 생각햇는데,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고 특히 마운드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들어갔다. 결혼한다고 하던데     만약에 올 시즌도 아프고 그러면 아내를 불러서 혼낼 것이다(웃음)"



◆ 2016

- 올시즌 스스로 느끼기에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꼽으면

"우선 가장 잘한 점은 잘 참았던 것 같다. 성격이 불 같은데 생각보다 잘 참았다. 속에 없는 웃음도 보내고, 속에서는 욕이 나와도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아쉬운 점은 작전에 대한 준비다. 중요한 상황에서 평소 작전을 내지 않았던 선수들에게 작전을 내면 선수들이 잘 받아들이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은 항상 감독과 선수가 납득이 가고 확신하도록 만들어야 겠다. 특히 중심타선에서 작전에서 실패했을 때 손해는 훨씬 컸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선수들이 작전에 실패하면 고개를 푹 숙인다. 그러면 뒤 타자는 더 부담을 느끼는데, 작전 실패해도 '미안하다. 너가 잘쳐달라'고 이야기할 정도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 내년 구상에 대해 이야기하면

"일단 외국인 선수만 잘 뽑았으면 좋겠다. 나머지 구상은 그 이후해 해도 될 것 같다. 외국인 선수는 포지션에 상관없이 타격이 잘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대부분 외야수 아니면 1루수인데,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없다"

- 투수진에 대한 구상은 어떠한가

"이현승은 마무리 투수로 쓸 예정이다. 그리고 노경은을 비롯해 진야곱, 이현호는 훈련할 때 선발 투수로도 가능하게 몸을 만들게 할 것이다. 모두 상황에 따라 중간과 선발 왔다갔다 해줘야하는 선수들이다. 시즌 중간에 누가 어떻게 팀 전력에서 나갈지 모르니 선발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들은 선발로 쓸 수 있도록 한 뒤 나중에 보직을 결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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