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힐링캠프-500인’에 초대된 신승훈이 25년 내공을 무기로 신비주의를 벗고 진솔토크 황제로 거듭났다. 그 동안 텔레비전 출연을 자제하며 신비주의 속에 갇혀 있었던 신승훈은 아름다운 가사를 노래하는 모습부터 자기자랑에 도가 튼 모습까지 발산하며 500인 MC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9일 밤 방송된 SBS 공개 리얼토크쇼 ‘힐링캠프-500인’ 208회에는 데뷔 25주년을 맞아 정규 11집 앨범으로 돌아온 발라드 계의 살아있는 황제 신승훈이 메인 토커로 초청됐다. 신승훈은 자기 소개를 하며 아름다운 선율로 오프닝을 접수했다. 신승훈의 목소리는 가을밤을 수놓았고, 500인의 MC들은 그의 목소리에 빠져 들었다. 이는 마치 콘서트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많은 무대에 섰던 신승훈도 500인의 MC들 앞에서는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 서장훈은 “오늘 유독 과한 몸짓, 강한 발음을 들려줬다”고 말했고, 황광희는 “나는 뮤지컬을 하는 줄 알았다”고 신승훈을 놀려댔다. 이에 신승훈은 당황하며 “다시 돌려볼까? 내가 진짜 그렇게 했는지?”라며 웃었고 “25년 차가 됐는데 떨리더라. 앞에서 느끼고 있으니 ‘더 잘 해야겠다’ 싶어 더 오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발라드신(神)까지 떨게 만드는 밀착형 토크쇼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신승훈의 떨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신승훈은 이내 자기자랑을 늘어놓으며 이야기를 주도해 나갔다. 신승훈은 “난 국민가수가 아니다. 예전엔 할머니들도 날 알아보셨는데 요즘 중학생들은 날 모르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방송용 코멘트였다. 김제동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15세 이상의 건전한 국민이라면 나를 알지 않겠냐고 했다”고 말했고, 이에 신승훈은 “그 때 술을 한 잔 하고 했던 말인 것 같다. 그렇게 얘기 하진 않았다”고 발뺌을 해 큰 웃음을 줬다.
이날 신승훈은 ‘섹시한 다람쥐’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 MC는 “딱 봤을 때 다람쥐같이 생겼다. 엄청 섹시하다”라고 문자를 보냈고, 이에 신승훈의 얼굴은 불거졌다. 신승훈은 “섹시하다는 얘기는 좋죠. 그런데 다람쥐가 섹시하면 이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제동은 “등산을 안 가봐서 그런데 다람쥐가 섹시하다”고 맞장구를 쳐주며 분위기를 띄웠고, 신승훈은 김제동의 말을 철썩 같이 믿으며 ‘팔랑 귀’의 모습을 보여주며 귀여움을 마구 발산했다.
신승훈은 트레이드 마크인 안경까지 벗어 던지며 팬 서비스(?)에 열혈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신승훈은 “안경을 벗어달라”는 말에 10초 동안 무장 해제를 했고, 생각보다 열광적인 함성에 어쩔 줄 몰라 했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큰 눈, 진한 쌍꺼풀이 여성 MC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서장훈은 “형님. 솔직하게 얘기해서 벗은 게 훨씬 멋있긴 해요. 안경을 벗으니까 상남자의 느낌도 있고 섹시한 느낌도 든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말에 ‘섹시한 다람쥐’ 신승훈은 자신감을 얻었고 “가끔씩 샤워 끝내고 나서 머리 이렇게 한 다음에 안경 쓰기 전에 딱 보면은 ‘오~ 남잔데!’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하며 활짝 웃었고, 이 때 황광희는 놓칠세라 “그거 한 번 보여주세요”라고 주문을 해 신승훈을 당황시켰다. 하지만 신승훈은 열화와 같은 성원에 다시 한 번 안경을 벗었고, “이렇게 딱 보면 ‘오 다람쥐인데?’”라고 시키는 걸 그대로 표현해냈다. 신승훈은 부끄러워하면서도 MC들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신승훈은 귀여운 모습뿐만 아니라 애교 있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힐링캠프’에서는 신승훈이 한 말들로만 질문을 하는 ‘대국민 담화-이게 나예요’가 공개됐다. 신승훈은 계속되는 공격적인 질문에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자기 자랑을 빼놓지 않고 늘어 놓아 ‘기승전자랑’을 완성시켰다. 그렇게 마지막 질문이 이어지려던 찰나, 신승훈은 삐침 모드로 들어가 “나 이 코너 안 하면 안돼? 내가 생각나는 건 다람쥐랑 신승훈밖에 없는 것 같아”라고 말했다. 그러나 MC들은 “재미있다”고 부추겼고, MC들의 박수 세례가 이어지자 다시 귀가 얇아지며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신승훈은 ‘힐링캠프’에서 ‘가수’ 신승훈에서 ‘사람’ 신승훈까지 다양한 매력을 어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듣는 토크뿐만 아니라 가수와 관객으로 호흡할 수 있는 미니콘서트까지 마련된 이번 방송은 가을밤에 어울리는 분위기로 감성까지 촉촉하게 만들며 감동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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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