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어느덧 대표팀 주장 완장까지 차게 됐다. 자신도 모르게 '최고참'급이 된 정근우(33,한화)의 이야기다.
어느덧 10년째 국가대표 생활이다. 그만큼 계속해서 좋은 기량을 유지했다는 방증이다. 2006년 아시안게임부터 올해 WSBC 프리미어 12까지 계속해서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도 2년차 신인에서 11년차 베테랑이 됐다.
첫 시작은 미약했다. 2006년 아시안게임 '도하 참사' 주인공의 멤버였다. 신인 2년차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지만, 국제대회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비난을 감내해야했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0년 아시안게임을 거치면서 큰 무대에 대한 경험이 쌓였다. 리드오프 자리에서 중요할 때마다 팀이 필요할 때 안타를 쳐주는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정근우를 논할 땐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비'를 빼놓을 수 없다. 키가 크지 않고 비교적 왜소한 체격이지만, 발이 빠르고 센스가 있다는 평이다. 수비 범위도 넓고 내야 웬만한 포지션은 모두 소화 가능하다. 2008년 베이징올핌픽에서는 1루수를 제외한 내야의 모든 자리를 맡아가면서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내야의 사령탑'으로서 내야 수비를 진두지휘해왔다.
그랬던 정근우가 올해는 주장완장까지 차게 됐다. 자신이 '최고참'인줄 몰랐다던 정근우는 "또 다른 세대교체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때 이승엽 선배한테 82년생들이 배웠던 것처럼 나랑 (이)대호가 이제는 90년생들에게 선배들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였다. 또 "책임감이 생기고 좋은 성적을 내야겠다는 마음밖에 없다. 주장으로서 더그아웃 분위기를 올리고 선수로선 중심타선에 최대한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게 목표"라고 주장다운 책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만큼 올해 어깨가 무겁다. 경기 안팎으로 정근우의 역할이 크다. 공격에 있어서는 밥상을 잘 차려줘야 한다. 김인식 감독이 "정근우와 이용규가 출루를 잘 해줘야 한다"고 콕 집어 말했을 정도다. 수비에서도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대표팀으로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 최고참과 신인을 아우르는 리더십도 발휘해야 한다.
지난 8일 한일전 완패뒤 주장 정근우는 "아쉽지만 5경기 중 1경기일 뿐이다. 실망하지 않겠다. 계속 경기를 하다보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대표팀을 추스렀다. "오타니가 생각한 만큼 좋은 공을 던졌다. 진 것은 진 것이다. 다음 경기를 잘 하겠다"며 "감독님도 첫 경기가 전부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4경기가 남아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정근우는 대표팀을 이끌고 다시 도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제 대표팀은 대만으로 떠나 새로운 일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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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