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천안, 조용운 기자] "1라운드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걱정이 많다."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은 명가 재건을 위한 카드로 '스피드배구'를 꺼내들었다. 올 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최태웅 감독은 팀 체질 개선을 위해 스피드배구를 강조한다. 좌우 쌍포에 의존하지 않고 5명이 고루 움직이며 공격할 수 있는 배구가 최 감독이 추구하는 그림이다.
지난 1라운드 베일을 벗은 현대캐피탈의 스피드배구는 호평 일색이다. 지금까지 했던 배구와 다른 방식의 스타일을 단기간에 입힌 것치고는 나쁘지 않다. 최 감독도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성공적이란 판단이다.
4일 삼성화재와의 NH농협 2015-16시즌 V리그 2라운드를 앞두고 만난 최 감독은 "1라운드에 3승 3패 정도 예상했는데 4승 2패를 했다. 기대 이상으로 해줘 만족한다"고 밝혔다.
체질 개선에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만큼 걱정이 많다. 지금이야 상대가 낯설어 힘들어하지만 곧 적응할 것이란 것이 최 감독의 생각이다.
고민이 많은 최 감독은 우선 전략 변화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 상대도 스피드배구에 적응할 것을 고려해 앞으로 2,3라운드 접근법을 달리했다. 우선 2라운드는 세터 변화가 핵심이다. 1라운드서 잘해준 노재욱과 부상서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이승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삼성화재와 경기에서도 현대캐피탈은 허리 통증을 호소한 노재욱 대신 이승원이 주전 세터로 복귀하면서 이전과 다른 흐름을 보여줬다. 이승원은 속공을 더욱 활발히 활용하면서 공격루트의 다양화를 보여줬다. 최 감독이 바라던 오레올, 문성민 좌우 쌍포 외에 박주형 또는 최민호가 공격점유율 15%까지 도달하면서 다양화를 과시했다.
근본적인 우려는 아직 해법이 마땅치 않다. 최 감독이 원하는 스피드배구는 전원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가능하다. 공격 때는 그동안 수비만 책임졌던 윙 리시버까지 가담하고 수비도 상대 공격에 맞춰 제 위치에 커버를 해줘야 한다. 장기 레이스로 치러지는 V리그에서 향후 체력적인 문제를 보일 수 있다는 예상이다.
최 감독도 "개인적으로도 체력이 고민이다. 4명이 공격하다보니 2명이 뒷공간을 커버해야 한다"며 "여오현 플레잉코치가 해줘야 하는 부담이 늘어나 체력 부분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기우에 불과했다. 현대캐피탈은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까지 생각대로 풀어나가는 중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숙적 삼성화재를 1라운드에 이어 또 다시 3-0으로 승리하면서 스피드배구의 순항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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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