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2015년 10월 27일은 에딘슨 볼퀘즈에게 잊지 못할 날이 됐다. 월드시리즈 1선발로 등판해 호투를 펼친 날이자, 자신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날이 됐기 때문이다.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14회 연장 승부 끝에 4-5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기선제압을 위해 꼭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선발 싸움에서는 캔자스시티가 열세였다. 메츠가 원투펀치인 맷 하비를 내세웠고, 캔자스시티는 에딘슨 볼퀘즈를 선발로 예고했다. 어느 한 쪽이 무너진다면 승부는 일찍이 갈릴 수 있었던 상황, 하비와 볼퀘즈는 모두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나란히 마운드를 지켰다.
볼퀘즈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해준 셈이다. 2005년 텍사스 레인저스를 시작으로 신시내티 레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거쳐 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거친 메이저리그 11년차지만, 월드시리즈는 처음이었다. 평생 처음 서는 큰 무대에서도 베테랑은 퀄리티스타트를 수확해냈다.
그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경기장 밖에서는 비보가 전해졌다. 경기 시작 몇 시간 전, 부친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것이다. AP 통신은 "아버지 다니오 볼퀘즈는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한 상황이었지만, 선수가 이미 마운드에 올랐는지 여부는 불확실했다.
이날 중계를 맡은 폭스 스포츠는 경기 중 이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켄 로젠탈 기자는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클럽하우스에는 대게 TV중계가 틀어져있다. 그래서 볼퀘즈가 경기를 하는 동안은 이 소식을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연유를 설명했다. 이어 "경기가 끝난 뒤 볼퀘즈는 클럽하우스에서 직접 가족을 만났다"며 보도는 이어졌다.
하지만 사실 선수는 이 소식을 알고 있었던 걸로 전해졌다. MLB.com은 "볼퀘즈는 등판 1시간 전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사실을 확인했다. 아버지에 바친 볼퀘즈의 역투를 바탕으로 캔자스시티는 극적인 끝내기 승을 거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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