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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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스물셋', 23세 소녀가 만든 삼위일체의 예술 [XP초점]

기사입력 2015.10.23 08:00 / 기사수정 2015.10.23 08:03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하나부터 열까지 일관된 콘셉트와 메시지를 담았다.
 
가사 따로 음악 따로, 그리고 뮤직 비디오, 콘셉트 모두 서로 "내가 잘나왔어요"를 외치던 가요계에 정말 '삼위일체'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예술이 나왔다.
 
가수 아이유가 신곡 '스물셋'의 뮤직비디오를 23일 오전 12시 공개했다. '오빠가 좋은걸'을 외치던 10대 소녀는 벌써 우리나이 스물셋의 여성이 됐다. 그동안 몇 차례 열애설과 함께 인지도 만큼이나 온갖 풍문을 겪어야 했다.
 
이번에 공개된 '스물셋'에는 하고 싶은 말들을 모두 담았다. 23세 여성이 느끼는 자신에 대한 정체성과 주변의 시선, 그리고 아이유 본인의 경험이 투영된 노랫말은 색안경으로 자신을 봐도 된다는 '내려놓음'의 자세까지 보여준다.
 
처음 들었을 때 다소 정신 없을 수 있는 가사 전달은 익숙해 지면 펑키한 리듬과 함께 얼마나 신경을 써서 만든 곡인지를 느낄 수 있다. 대중들이 아이유에게 원했던 것이 3단 고음 같은 성대 차력쇼가 아닌 노래에 어울리는 음악 표현이 무엇인지를, 정말 잘하는 노래가 무엇인지를 아이유가 느낀 듯 하다.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오히려 영악할 정도로 똑똑하다. 기존 아이돌의 경우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한 '보기 좋은' 작품에 집중하는 반면, '스물셋' 뮤직비디오는 노랫말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투영했다.
 
특히 담배를 피는 것 같은 실루엣이 어둠이 걷히자 그 실체가 드러난다. 여기에 아이유 스스로의 이분법을 또 다른 아이유로 표현하는 것은 뮤직비디오 제작에 쉬운 일이 아닌데도 감각적으로 해 냈다.
 
어느 순간 국내 가요계에는 노래부터 뮤직비디오까지 완벽하게 스토리 텔링을 이어가는 작품이 없어졌다. 특히 여성 아티스트의 경우 2004년 자우림의 보컬인 김윤아가 '야상곡'을 통해서 풀어낸 세계관 이후 더욱 그랬다.
 
물론 아이유가 한국 가요계 여성 보컬의 계보를 잇는 아티스트임에는 분명했다. 다만 김윤아와는 달리 아이유는 초기작들로 인해 '아이돌'의 인지도가 깊게 박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스물셋'은 타이틀곡을 비롯해 수록곡 '레드퀸'과 '안경'까지 앨범 전반의 스토리텔링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스물셋'의 뮤직비디오는 근래에 보기 힘들 정도의 수작이다.
 
과거 학원가에는 '삼위일체'라는 말이 유행했다. 아이유의 '스물셋'은 오랜만에 가요계에 등장한 삼위일체의 음반이다. 불과 스물셋의 아티스트 아이유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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