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관명기자]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 소감이요? 대단했죠. 몇달 전 입장번호 6번이 당첨이 돼 겨우 볼 수 있었던 무대에 직접 선 것이니까요. 하여간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하고나서 어머니가 갑자기 많이 도와주시려고 해요.(웃음)"
많이 변했다. 지난 6월 인터뷰를 했을 때만 해도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는 이들도, 기자도 생각못했다. 앨범 데뷔한 지 1년이 갓 지난 때였으니까. 4개월여만에 다시 만나니 '합정동 존 레논'은 얼굴 살이 좀 붙었고, '홍대 자이언트 팅커벨'은 여전히 금발이었다. 요즘 핫한 혼성듀오 신현희와김루트 얘기다. 지난 3일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 덕에 기사도 많이 '떴다'. 앞서 지난 7월24일 열린 신한카드 Great 루키 프로젝트 결선에서는 인기상인 베스트미션상을 수상, 8월 펜타포트록페스티벌 무대에도 섰다. 엑스포츠뉴스와 미러볼뮤직, 네이버뮤직이 공동기획한 '인디view' 3번째 주인공으로 신현희와김루트를 어렵게 섭외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싱글 '짝사랑은 힘들어'를 냈다.
- 김루트씨는 살이 좀 붙었습니다.
▶ 김루트 = 그냥 쪘네요.
-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어떻게 출연하게 된 건가요. 그리고 소감은?
cf. 이들 공연을 직접 본 팬들은 진작 아는 사실이지만, 신현희와김루트의 현장 대화는 거의 만담 수준이다. 관객의 웃음이 끊이지를 않는다. 참고로 말을 많이 하는 쪽은 신현희이지만, 김루트가 가끔씩 던지는 촌철살인의 개그는 거의 상상불허 수준이다.
▶ 신현희 = 홍대에서 개성있는 듀오로 소문이 난 것 같아요.(웃음) 사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출연 몇 달 전에 방청객으로 간 적이 있어요. 새벽에 줄을 선 끝에 입장번호 6번에 당첨돼 겨우 들어갔던 곳을, 게스트 가수로 출연을 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 무대에 서니까 관객 앞줄 사람들이 다 보이더라구요. '저 중에 내가 있었는데' 싶었죠. 아, 그때 이런 일도 있었어요. 무대전환할 때 보조MC 분이 관객에게 성대모사를 시켰는데, 제가 올라가서 2등을 했어요. "저는 신현희와김루트를 하고 있는데 꼭 섭외해주세요!"라고 했죠.
▶ 김루트 =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제게는 꿈의 무대였습니다. 꼭 나가고 싶었어요.
- 지상파에 나오니까 반응이 어떻던가요?
▶ 신현희 = '스케치북' 나오고나서 어머니가 갑자기 많이 도와주세요.(웃음) 전에 그렇게나 가수 하는 걸 반대하시던 어머니가요. 그런데 집에서 유료보기로 지금도 '스케치북'을 다시 보고 계세요. 제 얘기를 당신의 카카오스토리에도 올리고 있고.
- 지난 7월에는 신한카드 Great 루키 프로젝트에서 동상과 베스트미션상을 수상했죠? 상금도 300만원이라던데.
▶ 신현희 = 아녜요. 인기상인 베스트미션상만 받았어요. 상금도 200만원이고. 기사가 잘못된 것 같아요. 결선에서 1위를 한다면 무료 단공(단독공연)을 하기로 공약을 걸었는데, 비록 1등은 못했지만 워낙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셔서 상금 200만원은 전부 그 단공에 썼습니다. 노래는 '오빠야'와 '왜 때려요 엄마'를 불렀고요.
cf. 이쯤에서 신현희와김루트가 첫 대면일 수 있는 독자와 팬들을 위해 이들의 신상명세를 소개한다. 그리고 이들이 왜 '홍대 자이언트 팅커벨'과 '합정동 존 레논'으로 불리는지에 대해서도. 육성을 그대로 옮겨보면,
"기타랑 보컬을 맡고 있는 저는 대구 사람이고, 베이스기타를 맡고 있는 오빠는 칠곡 사람이에요. 제가 다른 오빠랑 대구 최고번화가인 동성로에서 길거리공연을 하고 있는데, 루트 오빠가 학원 출강(재즈공연) 때문에 대구에 왔다가 우리를 봤어요. 그게 인연이 돼 이후 호흡을 맞춰 하루 평균 14시간씩 1년 동안 버스킹을 했습니다. 낮에 나와서 버스킹하고, 저녁 먹고 밤12시까지 또 버스킹하고, 다시 밥 먹고 해 뜰 때까지 또 버스킹하고. 그게 2012년의 일입니다. 그러다 루트 오빠가 2013년 8월에 서울로 올라오고 저도 그 해 겨울에 서울로 올라왔습니다."(신현희)
"'루트'는 수학기호에서 왔으며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합정동 존 레논'은 신현희가 붙여준 것이고요. 처음에는 '합정동 독거노인' '피터폔' 이렇게 불렸습니다. 피폐한 피터팬, 피터폔입니다."(김루트)
"팅커벨은 제가 되고 싶어하는 여성상이에요. 바싹 마른 그런 요정. 그런데 제가 팅커벨 치고는 너무 자이언트 하다싶어 '홍대 자이언트 팅커벨'이라고 지었습니다. 그리고 루트 오빠는 공연장에서 꼭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는데 그 사연은 이래요. 2년 전에 꿈을 꿨는데 엄청 큰 무대에서 밴드 오디션을 보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그 무대에 우리 둘이 선글라스를 끼고 가니까 1등을 한 거에요. 그래서 다음날 길거리에서 선글라스를 2개 샀고, 저는 눈이 예뻐서 안쓰고(웃음), 오빠만 썼는데 그게 신의 한수였던 겁니다. 어떤 팬들은 미친 과학자랑 순수한 소년이랑 그런 느낌이 동시에 난다고 합니다. 우리를 레옹과 마틸다로 보는 팬들도 있죠."(신현희)
- 팅커벨과 존레논은 계속 밀고 있는 거죠?
▶ 신현희 = 그럼요. 홍대 요정 이미지로 계속 가야 하니까.(웃음) 금발이랑 저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질릴 때까지 계속 할 거에요.
▶ 김루트 = 저도 단발과 선글라스는 계속 갑니다.
- 신곡 얘기를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먼저 지난 8월 나온 싱글 '왜 때려요 엄마'부터 같이 들어볼까요?
cf. 이들의 디스코그래피는 다음과 같다.
2014년 4월 = 싱글 '캡송'
2015년 2월 = EP '신현희와 김루트'(신현희와김루트, 오빠야, 집비던날, 편한노래, 날개 수록)
2015년 4월 = 싱글 '날개'어쿠스틱 버전
2015년 8월 = 싱글 '왜 때려요 엄마'
2015년 10월 = 싱글 '짝사랑은 힘들어'
▶ 신현희 = 도원경 선배님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곡입니다. '젊었을 때는 하고 싶은 일이 있는 법인데, 부모님들은 늘 염려만 많이 하고 혼을 내신다'며 반항하는 곡이죠. 저희 이미지와도 맞고요. (음반으로 나오기 전에 공연장에서) 예전부터 불렀는데 다들 저희 노래인 줄 아시더라구요.
- 이 대목에서 들리는 기타는 신현희씨가 친 건가요? 그리고 '오빠야' 이 때보다 신현희씨 보컬이 세졌어요. 신현희씨 내지르는 창법이야 공연장에서 진작 확인한 것이지만.
cf. '오빠야'를 비롯해 '캡송' 같은 이들의 초기 곡들에서 신현희는 가창력을 일부러(?) 숨긴 것 같다. 그 뚜렷한 반증은 '날개'라는 곡이다. 당시 스무살 소녀 신현희가 타지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부모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에 올라온 만큼 '아무리 힘들고 거지 같고 고통스러워도 음악으로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확실히 신현희의 창법은 야누스 같은 면이 있다.
▶ 신현희 = 아니요. 기타는 세션이에요. 보컬의 경우는, 노래 자체가 안에 있는 것을 표출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강하게 불렀습니다. 그렇다고 예전에 가창력을 일부러 숨긴 것은 아니고요, 단지 그런 가창이 필요한 곡들이 없었을 뿐입니다.
- 지금 이 리듬은 뭐라 부르나요?
▶ 김루트 = 블루스. 요즘 노래 기분으로 편곡을 해봤습니다.
- 중간에 추임새는?
▶ 김루트 = 어흥. 사자 소리입니다.(웃음)
- 이번에는 최신작인 '짝사랑은 힘들어'를 같이 들어보시죠. 짝사랑, 아주 불같은 감정이긴 합니다.
▶ 신현희 = 맞아요. 팬들이 '가사를 내가 쓴 줄 알았다'고 SNS에서 공감을 해주세요. 아, 앨범 커버는 직접 그린 겁니다. 배경 색칠을 잘 못하긴 했지만.(웃음). 노래 내용은 '내가 짝사랑하고 있는 걸 말할까 말하지말까? 고백해서 차이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거죠. 그러다 뒤로 갈수록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는 의미에서 빵빵 터집니다. 록 스타일로 바뀌는 거죠. 일렉트릭도 들어오고. 루트 오빠 코러스도 깨알같이 귀엽고요.
- 11월1일이 신루트에게는 각별한 날이라고 들었습니다.
▶ 신현희 = 결성 3주년이 되는 날이거든요. 그래서 올해도 이태원의 김치사운즈라는 곳에서 팬들 50명을 초청해서 생일공연을 하려고 합니다. 공연 끝나면 여러 얘기도 하고 감사도 전하고. 예전에는 관객이 아예 없는 곳에서 공연을 한 적도 있었는데....
- 요즘도 '슈스케' 보시나요?(이들은 '슈퍼스타K4' 대구 예선에 나간 적이 있다. 슈퍼위크 진출을 앞두고 마지막날 떨어져 통편집 당했다. 이때 김루트는 주차장에서 딕펑스랑 쪼그려 앉아 같이 밥을 먹기도 했다.)
▶ 신현희 = 윤슬 언니 알아요. 곽푸른하늘도 알고. 루트 오빠는 리플렉스도 알고.
- 여가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나요?
▶ 김루트 = 잠을 많이 자요. 영화도 보고, 맥주도 마시고. 아, 그래서 살이 쪘나? 최근 재미있게 본 영화는 '인턴'입니다.
- 신루트의 팬들이 몇 명 정도 될까요?
▶ 신현희 = 페북 좋아요를 보면 한 5000명 정도? 여기에 인스타그램 합쳐서 전국적으로 7000명 정도?
- 네이버뮤직 뮤지션리그에는 어떻게 가입하게 됐나요?
▶ 신현희 = 아무래도 포털사이트이다 보니까 좀 더 노출될 수 있을 것 같아서죠. 음악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찾아서 보시겠죠.
- 두 분,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끝으로 앞으로 계획을 들려주시죠.
▶ 신현희 = 12월에 단공, 내년에 정규앨범, 이 정도인데 정확히 스케치된 것은 아직 없습니다. 어쨌든 내년에 정규앨범이 나오니까 방송이나 공연 많이 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 김루트 = 우리 두 사람 모두 부모님 반대가 심했던 만큼, 내년에는 부모님한테 자랑스러운 아들딸이 되고 싶습니다.
el34@xportsnews.com 사진 = 권태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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