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지난 주말, 성남FC와의 원정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 나선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기쁨 뒤에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팀의 간판 골잡이로 자리를 잡은 아드리아노에 대한 걱정이었다.
아드리아노는 성남전에도 골맛을 보면서 리그 15골로 득점공동선두에 자리했다. 하루 전 한 골을 먼저 달아난 김신욱과 곧바로 동률을 이루며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이어갔다. 서울의 입장에서는 아드리아노가 복덩이다. 시즌 중반에 이적해 와서 빠르게 팀에 적응, 서울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해결사가 됐다.
올 시즌 15골 중에 8골을 서울 유니폼을 입고 만들어냈다. 각각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중요도도 남달라 서울에게는 아드리아노가 확실한 믿을맨이 됐다. 골을 넣는 감각이나 움직임 등은 확실히 좋은 선수지만 그래도 서울은 팀 득점의 대부분이 아드리아노에게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 걱정이다. 아드리아노가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다른 공격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도 읽혔다.
최용수 감독은 "역시나 골을 넣는 능력이나 기량이 아드리아노는 확실히 상대에게 부담이 되는 공격수임에는 틀림 없어보인다"면서 "아직 득점왕에 대해서는 4경기가 남아있어 알 수 없다. 한편으로 아드리아노에게 득점이 집중된다면 팀에게는 어려운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앞서 득점의 분포가 한명에 집중되서 힘든 과정을 겪은 바 있다. 서울의 골의 대부분을 책임지던 데얀(현 베이징 궈안)이 2013년 중국의 장수 세인티로 이적해 그의 공백을 메우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사실상 지난 시즌에도 확실한 데얀을 대신할 공격수를 찾지 못했던 서울은 올해 들어서야 박주영과 아드리아노가 차례로 가세하면서 걱정을 덜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은 것이 서울의 마음이다. 자칫 박주영에 이어 아드리아노까지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 공격진을 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번 시즌도 그렇다. 서울은 리그에서 4경기,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우승 트로피는 물론이고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손에 넣기 위해서 아드리아노는 필요하다. 더 나아가서 아드리아노 이외에도 다른 2선 공격수들도 좋은 득점력을 보여줘야 서울로서는 다음 시즌에 대한 좋은 구상도 함께 가져갈 수 있다.
박주영은 발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아드리아노 외에도 서울은 좋은 능력을 가진 공격수들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연 이러한 시선의 이유를 서울이 남은 기간에 증명해 보일지 주목된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아드리아노 ⓒ 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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