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경험은 기록으로 빛났다. 베테랑 홍성흔(39,두산)의 진정한 가치는 '가을'이 말해줬다.
홍성흔은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지명타자 겸 6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기록은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4회초 터진 달아나는 솔로포로 마침내 자신의 '포스트 시즌 100호 안타' 기록을 세웠다. 자신의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은 해커의 초구 커브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안타,루타,타점 기록에 이어 100안타 기록까지 세우는 베테랑의 위엄이었다.
하지만 그 남은 1안타를 채우는데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타석에 들어설 기회 자체가 줄어든 탓이었다. 홍성흔이 가장 마지막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던 건 지난 10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였다. 당시 7번 지명타자로 출전했지만 2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고, 이후 지명타자 자리는 젊은 후배들이 차지했다. 경기 중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있었지만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허무하게 물러나야 했다.
정규시즌 NC전에서 강세를 보였던 덕분에 선발 기회를 겨우 다시 잡을 수 있었다. 올시즌 NC전 8경기 출전해 타율 3할6푼에 1홈런을 기록했던 터,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홍성흔이 NC전 성적이 좋다"며 선발 기용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베테랑은 팀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추가점이 필요했던 순간 홈런을 뽑아내며 '팀 승리'와 '개인 기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경기가 끝난 뒤 홍성흔은 "홈런은 상대선발이 변화구를 많이 구사하는것 같아서 초구 변화구를 노리라는 주문을 타격코치께 받았는데 적중했다"며 "팀을 잘만나서 가을야구 경기를 많이 하다보니 포스트시즌 100안타까지 온 것 같다. 그동안 함께 했던 동료들한테 감사하다"며 주변을 먼저 돌아봤다.
자기 자신을 앞세웠다면 오히려 달성할 수 없었을 개인 기록이다. 팀의 승리에 기여하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다보니 기록은 자연스레 따라왔다는 설명이 더 정확했다. 대기록 달성뒤 들어선 3번째 타석에서 베테랑의 '팀 퍼스트' 정신은 더 빛이 났다. 6회초 양의지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자, 홍성흔은 초구부터 희생번트를 댔다.
팀이 4-0으로 앞서는 상황이었다. 넉넉한 점수차는 아니었지만, 당시 선발 니퍼트도 호투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정도 안정감은 드는 리드 상황이었다. 더 높은 기록을 향해 욕심을 부릴 법도 했지만, 베테랑은 망설임없이 희생번트로 주자를 보내는 쪽을 택했다. 김태형 감독은 "작전이 아니라 본인이 알아서 했다"며 흡족해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남은 플레이오프 홍성흔의 활용 여부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 김태형 감독은 "NC전에 좋다. 너무 라인업에 변동을 주는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해서, 당분간 홍성흔이 선발로 나갈 것 같다"며 주전 자리를 못박았다. 단기전 큰 무대일수록 베테랑의 경험은 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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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