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울산, 김형민 기자] 김신욱은 FC서울의 천적이다. 이번에도 그를 막아야 했던 서울이 내세운 히든카드는 오스마르였고 큰 효과를 보며 FA컵 결승행 티켓을 가져갔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에서 울산을 2-1로 꺾고 결승전에 올랐다. 이번 승리에 있어 오스마르의 활약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서울은 늘 김신욱을 앞세운 울산의 높은 공격에 약했다. 중요했던 리그 경기에서 김신욱의 헤딩골을 막지 못해 패했던 기억이 많았다. 최용수 감독도 일전에 김신욱에 대한 부담을 직접 밝힌 바도 있었다.
이번 FA컵 준결승전에도 김신욱이 서울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도 매우 중요해보였다. 서울이 어떤 대비책을 세우느냐도 관건이었다. 서울은 중요했던 FA컵 준결승전에 김신욱을 돌려세우기 위한 나름대로의 승부수를 띄웠다. 박용우와 오스마르의 동시 출격, 그리고 포지션의 조정이었다.
최근 경기에서 서울은 박용우와 오스마르를 상황에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센터백과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를 볼 수 있고 작지 않은 신장과 패싱력을 겸비해 앞뒤로 박용우-오스마르 혹은 오스마르-박용우를 번갈아 세우는 흐름을 보여주기도 했다. 상대에 따라 가장 좋은 위치를 정하면서 둘이 뛰는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번 울산전에도 스리백의 중심축이었던 이웅희가 빠지고 박용우와 오스마르가 선발 출격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최용수 감독은 "경험이 다소 적은 박용우지만 이번처럼 주목을 받는 경기에서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면서 "울산이 2선 미드필더들이 단순하면서 위험한 컬러의 공격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 중요한 울산의 높은 투톱을 막기 위해) 박용우를 넣어 수비진 높이에 조금 더 힘을 실어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박용우가 앞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그 뒤에 오스마르가 스리백의 정중앙에 섰다. 굳이 표현하면 서울의 중앙 척추의 꼬리뼈 부분에 큰 신장을 갖춘 선수들을 배치해서 높은 크로스에 이은 헤딩 공격을 자주 벌이는 울산을 봉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특히나 서울은 김신욱에 대한 수비가 중요했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을 했던 것으로 보였다. 경기가 막상 시작되자 김신욱을 오스마르가 사실상 전담마크했다. 오스마르는 상하로 자주 움직이면서 김신욱을 쫓아다녔다.
전반 15분에 김신욱이 헤딩 슈팅을 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된 장면과 전반 24분과 28분에 연이어 김신욱을 오스마르와 김동우가 바짝 붙어서 같이 떠줬음에도 헤딩 슈팅을 내주는 등 불안감을 보이면서 초반에는 김신욱을 막는 데 어려움을 보였다.
하지만 몇번 당해보더니 막는 감이 잡혔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스마르가 김신욱의 머리로 연결되는 공들을 미리 차단하기 시작했다. 전반 40분에 김신욱을 향해 발 아래로 연결되는 빠른 패스를 오스마르가 넘어지면서 걷어냈고 전반 42분에는 먼저 뛰어올라 헤딩으로 김신욱을 막아냈다. 후반전에도 4분에 김신욱이 피해서 2선으로 내려와서 패스를 받으려고 하자 어느새 오스마르가 달려와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돌려세우면서 수비에 성공했다.
후반 19분에도 오스마르는 울산이 역습으로 나올 때 김신욱의 헤딩 패스를 방해한 뒤 곧바로 드리블하는 에벨톤으로 향해 달려가 태클로 차단하면서 서울은 안전하게 지켰다.
오스마르가 빠진 자리에 섰던 박용우도 어린 나이가 무색한 안정된 경기 조율과 패스, 차단 능력을 보이면서 중원을 든든하게 지켰다. 박용우의 활약도 오스마르가 수비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왔고 뒤에 오스마르가 견고한 수비력을 보이면서 박용우도 안정된 경기운영이 가능했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오스마르 ⓒ 협회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