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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 Q&A] 유희관? 양현종? 최동원상 둘러싼 궁금증들

기사입력 2015.10.13 11:23 / 기사수정 2015.10.13 11:2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제 2회 최동원상 수상자는 두산 베어스의 좌완 투수 유희관으로 결정됐다.

유희관은 올 시즌 두산에서 든든한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외국인 투수들이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장원준과 더불어 개막부터 종료까지 좋은 성적을 남겼다. 유희관이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인상적인 기록을 낸 투수 중 한명이라는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최동원상 수상자로 유희관이 결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수상 기준을 두고 반박 의견이 여러곳에서 나오고 있다. 팬들은 "왜 6개의 기준을 모두 충족시킨 양현종이 대상자가 아니냐"고 묻는다.

1. 최동원상 후보 기준 성적은? 

누구나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故 최동원 선수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올 시즌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투수가 대상자로 선정된다. '가이드라인'은 선발 투수의 경우 대략 6가지다. ①180이닝 이상 투구 ② 선발 등판 30경기 이상 ③ 15승 이상 ④ 150탈삼진 이상 ⑤ QS 15번 이상 ⑥ 평균자책점 2.5 이하. 마무리 투수의 경우 시즌 40세이브 이상을 넘겨야 한다.

채우기가 무척 까다롭다. 일단 올 시즌 마무리 1위에 오른 임창용(삼성)이 33세이브에 그쳤고, 오승환 이후 4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투수가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마무리 투수들은 요건을 채우기 어렵다. 선발 투수 역시 자신의 실력과 팀의 승리 그리고 행운까지 따라야 채울 수 있다.

2. 최종 후보 3인의 성적 비교

성적을 고려해 위원회가 선정한 최종 후보는 두산 유희관, KIA 양현종, 삼성 윤성환까지 총 3명이다. 

① 시즌 성적

-유희관 : 선발 30경기 18승 3.94 189⅔이닝 126K 17QS 
-양현종 : 선발 31경기 15승 2.44 184⅓이닝 157K 19QS
-윤성환 : 선발 30경기 17승 3.76 194이닝 164K 17QS 

② 기준에 의한 순위

-다승 : 유희관-윤성환-양현종
-이닝 : 윤성환-유희관-양현종
-경기수 : 양현종-윤성환=유희관
-탈삼진 : 윤성환-양현종-유희관
-퀄리티스타트 : 양현종-유희관=윤성환
-평균자책점 : 양현종-윤성환-유희관

③ 최동원상 기준 통과

-양현종(6개)→윤성환(5개)→유희관(4개)


3. 최동원상은 누가, 어떻게 결정할까?

'최동원상'은 사단법인 최동원 기념사업회 주최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상자를 결정하는데 있어서는 철저히 선정위원회가 결정을 내린다. 박민식 이사장은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야구 전문가인 선정위원회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밝혔다.

현재 선정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어우홍 전 롯데 감독이 선정위원장을 맡았고, 최동원상을 처음 추진하는데 공을 세웠던 양상문 LG 감독, 그외에도 김인식 국가대표 감독, 김성근 한화 감독, 박영길 스포츠서울 해설위원, 천일평 OSEN 편집인, 허구연 MBC해설위원까지 7명이다. 2회 수상자를 결정한 12일 현장에는 전지 훈련 중인 김성근 감독을 제외한 6명의 위원이 모두 참석했고, 김성근 감독 역시 미리 우편 투표에 참여해 표를 행사했다. 

4. 채점 결과는?

어우홍 위원장은 "부문별로 배점을 다르게 하고 채점을 한 결과 윤성환이 17점으로 3위, 양현종이 18점으로 2위, 유희관이 21점으로 1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위원회 7인의 의견이 일치됐던 것은 아니다. 위원들의 생각이 각자 달랐지만, 경기 운영 등까지 고려해 유희관으로 합의가 됐다.

-어우홍 위원장 : 좋은 투수는 타자의 약점을 잘 파악해 타이밍을 빼앗는 투수다. 유희관은 비록 느린 공을 던질지 몰라도 미학의 콘트롤을 자랑하는 선수다. 탈삼진도 적고, 평균자책점도 기준에 미달이지만 추천된 이유는 타자의 약점을 잘 파고들고, 수비수들의 수비 시간이 짧은 투수이기 때문이다. 유희관은 강속구가 아니어도 콘트롤이 좋으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 소속팀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큰 공을 세웠고, 팀에 공헌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김인식 감독 : 최동원상은 어디까지나 최동원 선수를 기리는데 목적이 있다. 이번 결과도 위원들의 생각이 다 달랐기 때문에 백중세가 됐다가 점수 집계가 근거가 됐다.

-양상문 감독 : 우리가 선수 최동원을 떠올릴때 기억하는 것은 투혼이다. 최동원상은 기준 6가지를 모두 채워야만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 한가지만 기준을 채웠다고 해도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최고 투수가 누구냐에 초점을 맞춘다. 올해가 두번째지만, 최동원상이 앞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상이 되는 기반이 되는 것 같아 기쁘다.

5. 기준 보다 임팩트?

결국 유희관이 대상자로 선정된 이유는, 보기 드물게 느린 공을 던지면서도 좋은 제구력을 갖추면 충분히 정상급 대열에 설 수 있다는 새로운 사례를 제시했고, 18승으로 토종 투수 가운데 다승 1위에 올랐으며 소속팀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배경까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희관의 사례를 봤을때 다음 수상자 역시 기준 충족 보다는 위원회가 판단한 리그에 미친 영향과 가치에 초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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