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위르겐 클롭(48) 감독이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았다. 생애 첫 영국 무대 도전이다. 지금까지 분데스리가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해오던 클롭 감독이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새로운 발자취를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리버풀을 어떻게 만들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만큼의 임펙트를 남기느냐도 두고 볼 대목이다. 프리미어리그 각 팀들의 수장들과도 인연이 깊다. 리그에서 직접 지략대결을 펼칠 주요 감독들, 조제 무리뉴(첼시), 마누엘 페예그리니(맨시티), 아르센 벵거(아스날), 루이스 판 할(맨유)과의 대결에서도 어떤 결과를 놓을 지도 흥미롭다.
때마침 클롭 감독은 많은 프리미어리그 감독들을 상대로 화려한 전적을 남겨놓은 것이 있다. 이를 정리해서 앞으로 클롭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상해보는 것도 프리미어리그팬들에게는 좋은 볼거리다. 다음은 주요 4개팀 감독들과 클롭의 전적을 정리해놓은 내용이다.
클롭 vs 무리뉴
2승 1무 1패 8골 6실점
클롭 감독이 무리뉴 감독과 직접적으로 4번 벤치싸움을 벌였던 무리뉴 감독이 이끈 레알 마드리드를 잡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랐던 2012-2013시즌이 가장 많이 회자된다.
도합 전적에서는 클롭이 무리뉴를 2승 1무 1패로 클롭 감독이 앞선다. 탁월한 지략가이자 전술가라고 이름이 나 있던 두 감독의 맞대결과 결과는 당시에 상당히 흥미로운 소식으로 각광을 받았다.
둘이 만나면 입싸움도 대단하다. 2년 전에 만난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 앞서 당시 무리뉴 감독은 클롭 감독에 대해 "말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러자 클롭 감독이 재치있게 맞대응했다. 그는 "무리뉴 감독이 내게 말이 많다고 했는가? 그것은 내 스승님들도 자주 내게 말하시는 바다. 나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며 여유있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 경기에 대해서 "나는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영리하지 않다. 하지만 만약에 별로 문제 없고 모든 것이 좋다면 나는 입 닫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는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현 뮌헨)의 4골을 앞세워 4강 1차전에서 레알을 완파했다.
클롭 vs 페예그리니
1승 1무 3골 2실점
클롭 감독은 지난 2012-2013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페예그리니 감독과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에 페예그리니 감독은 말라가를 이끌고 있었고 돌풍을 일으킨 도르트문트와 말라가의 대결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도르트문트가 이겼다. 1차전에는 0-0이었던 두 팀의 대결은 2차전에서 도르트문트가 후반 막판에 뒷심을 발휘하면서 3-2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클롭 감독이 페예그리니 감독을 상대로 거둔 1승은 이때 거둔 것이었다.
경기 후 페예그리니 감독은 개인적인 사정과 심판 판정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패배를 아쉬워했다. 경기가 있기 전에 그는 부친의 임종 소식을 듣고 칠레로 갔다가 돌아온 터였다. 4강 진출이 좌절된 후 그는 "말라가의 모든 이들이 이번 경기를 힘들게 임했다. 우리가 4강으로 가지 못하게 방해한 단 한가지 실수는 심판 판정이었다.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클롭 vs 벵거
2승 1무 3패 6골 7실점
프리미어리그의 주요 팀들의 감독 중 클롭과 가장 많이 만난 이는 벵거였다. 벵거 감독은 클롭과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6번 마주쳤다. 벵거의 아스날은 클롭의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매번 어려운 경기를 하고도 1승의 우위를 점하면서 꽤 좋은 기록을 벵거 감독에게 선물했다.
2011/2012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는 같은 조에 속해 도르트문트가 꼴찌를 하고 아스날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클롭 감독이 부임하고 정말 오랜만에 클럽대항전에 나섰던 도르트문트는 이때 참담한 경험을 안고 독일로 돌아가야 했다. 당시의 상처를 바탕으로 절치부심한 뒤 바로 다음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맛봤다.
축구 철학에 대해서도 서로 대화를 자주 했던 두 감독이다. 클롭은 벵거 감독의 축구를 이해했지만 자신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벵거 감독은 공을 소유하고 패스를 이어가기를 좋아한다. 그것은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다. 하지만 조용한 노래에 불과하다. 나는 헤비메탈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클롭 vs 판 할
2승 2패 7골 9실점
클롭 감독은 판 할 감독과는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4번 싸워 2승씩을 나눠가졌다. 모두 독일에서 이뤄졌던 맞대결이었다. 클롭은 도르트문트를 이끌고 판 할의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했었다. 2009년에 처음 만났던 클롭은 판 할에게 제대로 당했다.
첫 대결이 열린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뮌헨에게 1-5로 패하면서 초보 감독으로서의 한계와 뮌헨과의 전력차를 경험했다. 그리고 한해를 넘겨 적지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가진 두번째 대결도 1-3으로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클롭 감독은 그 뒤로 뮌헨을 상대로 5연승을 달리면서 제대로 복수했다. 판 할이 떠나기 전 2010-2011시즌에 두 번 연이어 승리하면서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도르트문트는 해당 시즌에서 뮌헨을 각각 2-0. 3-1로 이겼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위르겐 클롭과 프리미어리그 감독들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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