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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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골의 뒷배경이 된 박주호의 자리 변화

기사입력 2015.10.02 06:36 / 기사수정 2015.10.02 10:55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박주호가 한 경기에서 두 가지 포지션을 소화했다. 왼쪽 수비수로 출발해 중앙 미드필더로 경기를 마쳤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1-1 무승부를 거뒀는데 동점골의 뒷배경에는 박주호의 위치 변화도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의 멀티 능력이 팀에 어떤 도움이 되는 지를 잘 보여준 결과였다.

투헬 감독이 이끄는 도르트문트는 2일(한국시간) 그리스 툼바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PAOK와 1-1로 비겼다.

박주호는 선발 풀타임을 뛰면서 팀에 힘을 보탰다. 하나의 포지션에 머무르지 않았다. 박주호는 경기 도중에 포지션을 바꾸는 와중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잘 소화해내면서 팀이 패배의 위기를 넘기는 데 크게 일조했다.

박주호가 여러가지 포지션을 소화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익히 알려진 바였다. 그를 팀에 데리고 온 투헬 감독도 이러한 멀티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활용하기 위해 영입했다. PAOK전도 이를 잘 알려줬다. 지난 FC크라스노다르와의 1차전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던 박주호는 이번에는 왼쪽 수비수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박주호는 공격 가담을 자제한 채 수비에 힘을 쏟았다. 드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로베르토 마크 등을 앞세운 PAOK 공격진을 상대로 철벽 같은 수비력을 자랑하면서 제 몫을 해냈다. 비록 전반 34분에 마크에게 선취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박주호는 전반 40분에 마크의 드리블 돌파를 직접 차단해내는 등 일단 자신의 앞에 수비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돌파가 공격 전개가 되지 않도록 막아내면서 물샐 틈 없는 수비를 해냈다.

후반 20분에는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는데 앞뒤 상황이 인상적이었다. 0-1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투헬 감독은 무언가 변화를 줘야 했다. 공격은 잘 풀리지 않고 있었고 전반적인 선수 구성이나 전술을 손봐야 했던 순간이었다. 이 때 투헬 감독은 두 가지 커다란 변화를 줬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박주호였다.

투헬 감독은 최전방에 체격조건이 좋은 스트라이커 아드리안 라모스를 넣고 마르셀 슈멜처를 교체 투입해 왼쪽수비를 맡기고 박주호를 중앙 미드필더로 올렸다.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은 물론이고 공격을 풀어가야 하는 척추들을 모두 바꾼 격이었다.

박주호가 해야 할 일은 팀에 골이 필요했던 상황에서 공을 지속적으로 전방에 뿌려주는 일이었다. 동시에 PAOK의 역습과 속공에 주의하면서 수비와 견제도 잘 해내야 했다. 박주호가 선 라인의 뒤로부터 PAOK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으면서 도르트문트는 계속해서 주도권을 쥐고 동점골 사냥에 열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결국 후반 26분에 동점골이 나왔다. 곤살로 카스트로가 살짝 찍어올려준 패스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박주호가 중원에 가담하면서 카스트로가 위치상 일보 전진할 수 있는 발판이 됐고 본격적으로 공격에 힘을 쏟으면서 나온 득점이었다.

박주호는 후반 42분에는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슈팅을 날려보기도 했지만 간발의 차로 골문을 빗나갔다. 1-1 무승부라는 결과는 다소 아쉬웠지만 이날 박주호의 활약은 투헬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동시에 어디에 놓아도 자신의 역할을 다해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 됐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박주호 ⓒ AFPBBNews=news1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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