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SK 와이번스의 정의윤이 긴 터널을 뚫고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정의윤은 지난 29일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4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3타점 맹활약으로 팀의 10-0 대승을 견인했다.
지난 7월 24일 SK와 LG의 3대 3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정의윤은 기대 반 우려 반의 선수였다. 2005 신인드래프트에서 LG에 2차 1번으로 지명받을 만큼 그는 '잠재력'을 갖춘 타자임에는 분명했고, LG 역시 그에게 아홉 시즌 동안 1993타수의 기회를 줬다. 그러나 정의윤은 좀처럼 알을 깨뜨리지 못했다.
하지만 정의윤은 트레이드 이후 거짓말처럼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의 방망이는 소속팀 SK의 5강을 이끄는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한편 정의윤이 뛰어난 방망이 솜씨를 발휘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모습은 2011년의 박병호를 떠오르게 한다.
4년 전 박병호 역시 시즌 중반 LG에서 넥센으로 팀을 옮겼고, 51경기에서 타율 2할6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892, 홈런 12개, 타점 28개를 기록했다. 2009년 9개 홈런을 기록했던 것이 최고 성적이었던 박병호가 이적 이후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낸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타자이며, 메이저리그의 주목도 받고 있다. 박병호는 2012년 이후 4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하고 있고, 2014~2015시즌에는 KBO리그 최초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했다.
놀라운 점은 2015년 정의윤이 2011년 박병호보다 더 빠른 타격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SK 이적 이후 5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4리 OPS 1.056 홈런 14개 타점 44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KBO리그에서 200타석을 소화한 타자 가운데 정의윤보다 OPS가 높은 타자는 에릭 테임즈(1.358), 박병호(1.229), 야마이코 나바로(1.193), 박석민(1.184)밖에 없다.
12.86타수 당 홈런 한 개를 쳐내고 있는 정의윤이 내년 시즌 풀타임을 소화한다면, 37.2개의 홈런이 예상된다. 또한 그의 예상 타점은 116.8점이나 된다. 어디까지 예상 성적이지만 강타자의 조건인 30홈런·100타점을 가볍게 넘기는 페이스를 정의윤이 시즌 후반 보여주고 있다.
5강 싸움에서 타선의 침체를 고민하던 SK는 정의윤의 활약으로 분위기를 반등한 상태다. 분수령이 된 최근 다섯 경기에서 정의윤은 타율 6할2푼5리 홈런 3개 타점 8개를 기록하고 있다. SK의 입장에서 정의윤은 굴러들어온 '복덩어리'나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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