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LG 트윈스의 임정우가 '필승 불펜 요원'으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LG는 올 시즌 57승 2무 73패(승률 4할3푼8리)를 기록하며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다. 잔여 시즌이 12경기 남은 시점, 5위 롯데와의 승차는 6경기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며 시즌을 마쳐야하는 것이 유일한 과제가 됐다.
LG는 시즌 중반 마무리 투수 봉중근을 선발 투수로 보직 변경하는 '수술'에 들어가며 내년 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봉중근이 선발로 자리를 잡게 된다면 2016시즌 선발 로테이션은 외인 투수 두 명과 류제국·우규민·봉중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LG는 옅어진 불펜진 재편이 필요해졌고, 베테랑 이동현을 주축으로 젊은 투수들이 활약을 해주면서 비교적 순조롭게 '불펜진 구성'이 착수되는 분위기다. 특히 임정우의 역할이 눈에 띈다.
임정우는 지난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을 무피안타 2탈삼진을 기록하며 막아냈고, 자신의 시즌 첫 세이브와 함께 팀 통산 1000세이브(KBO 통산 두 번째)를 만들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그는 류제국과 우규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1경기 선발로 나온 임정우는 5이닝 이상을 투구한 경기가 5번밖에 없을 정도로 불안했다. 성적 또한 좋지 못했다. 그는 선발로 51⅓이닝 1승 5패 평균자책점 5.61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불펜진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9월 다섯 경기에 등판한 임정우는 8⅓이닝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그의 이닝 소화다. 임정우는 9월 들어 평균 1⅔이닝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선발 투수의 경험이 있는 그이기에 '다양한 구종'으로 중간에서 긴 이닝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임정우는 9월 들어 140km/h대 중반을 속구 속도를 유지하고 있고, 130km/h대 슬라이더와 120km/h대 커브를 섞어 던지고 있다. 보통 두 가지의 구종으로 1이닝을 버티는 불펜 투수와는 차별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한편, LG는 9월 들어 임정우뿐 아니라 윤지웅(8⅔이닝 ERA 2.08)과 이승현(5⅓이닝 ERA 0), 김지용(4⅓이닝 ERA 0) 등이 내년 시즌을 기대케 하는 투구를 펼치고 있다.
최근 LG의 분위기는 좋지 못하다. 지난 15일 베테랑 야수 정성훈의 음주 운전 사건이 밝혀지면서 또 한 번 홍역을 치렀다. 올 시즌 정찬헌에 이어 두 번째로 LG 선수가 불명예로 잔여 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다. 남은 시즌 LG에게 필요한 것은 '유종의 미'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력과 함께 내년 시즌을 위한 청사진도 보여줘야 한다. 미래 구상 중 하나는 불펜진 개편의 성공일 것이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