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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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인연' 에반-폭스, 절치부심 동맹 맺다

기사입력 2015.09.17 08:00 / 기사수정 2015.09.17 07:22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제이크, 잘 지냈어?"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맞대결. 1승이 절실한 양 팀의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앞두고 모처럼 웃음꽃이 피는 두 선수가 있었다. 바로 KIA의 외국인 투수 에반 믹과 한화의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간다. 당시 텍사스 산하 트리플A팀인 라운드록 익스프레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2년이 흘러 전혀 예상치 못했던 KBO리그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한창 이야기를 나눴다. 

그도 그럴것이 각자 한국에 들어온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좀처럼 얼굴을 볼 기회가 적었다. 폭스가 2달이 훌쩍 넘게 2군에 있다가 지난 8월 중순 콜업됐고, 에반 역시 최근 한차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재활에 들어가면서 양 팀의 경기가 있어도 마주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의 대화는 자연스레 한국 생활 이야기로 흘렀다. 에반과 폭스 모두 매운 한국 음식을 매우 좋아한다. 특히 에반은 맵기로 유명한 한국의 '매운 불닭맛' 컵라면을 라커룸에서 즐기는 경지에 도달했고, 폭스는 대전에 있는 로저스의 어머니에게 종종 맛있는 도미니카 음식을 얻어먹는 행운을 누리고 있으나 "한국의 매운 음식이 너무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폭스는 "한국에서 가장 좋고, 인상적인 부분은 '존중'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로 예의를 갖춰 존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나 역시 그런 부분을 배우고 싶다. 솔직히 미국 사람들은 예의가 부족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성격도 비슷하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더그아웃의 리더'로 불렸던 폭스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나이스 가이'이고, 에반 역시 '폭풍 친화력'을 과시하는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시즌 막바지로 치닫는 이때. 에반과 폭스 두 사람 모두 각자 나름의 사정으로 '절치부심'을 다짐했다. 에반은 소속팀 KIA가 중요한 5위 다툼을 하고 있는 이때 급작스러운 통증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가 약 17일만에 1군에 복귀했다. 

에반은 "통증도 사라졌고, 컨디션도 괜찮다"면서 "선수 한명, 한명의 힘이 중요할 때 엔트리에서 빠지게 돼 미안했다. 지금이라도 힘을 보태서 KIA가 포스트시즌에 꼭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한편 폭스는 최근 출장 기회도 줄어들고, 타격 페이스도 떨어져있는 상태. 에반 역시 중간 계투로서는 힘을 갖고 있지만 선발 등판이 어려운 투수라는 약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다음 시즌 재계약을 100% 확정짓기는 아직 어렵다. 반전 기회가 필요하다. 

"우리팀 분위기가 좋다", "우리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한다"고 입모은 에반과 폭스는 다시 한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그라운드를 스치는 수 많은 인연. 낯선 나라, 낯선 리그에서 야구 인생의 반환점을 도는 두 사람의 가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NYR@xportsnews.com/사진 ⓒ 엑스포츠뉴스DB,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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