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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로저스 카드, 그리고 '동전의 양면'

기사입력 2015.09.14 07:33 / 기사수정 2015.09.13 22:58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에스밀 로저스는 분명 위압적인 카드다.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강한 무기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7-4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로저스의 어깨가 유독 무거웠다. 한화는 경기 전까지 최근 5연패에 빠져있었다. 연패의 시작이 된 셈인 지난 8일 잠실 LG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선발 투수는 로저스였다. 완투 의지까지 보였던 로저스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1루수 권용관의 실책까지 겹치면서 물러났고 후속 투수들이 끝내 동점을 허용했다. 당시 한화는 연장 혈투 끝에 끝내기 패를 당했다.

다 이긴 경기를 빼앗긴 댓가는 혹독했다. 그 후 한화는 내리 4경기를 더 졌다. LG전 이후 SK 그리고 롯데와의 주말 첫경기까지 무기력하게 패했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로저스의 임무가 컸다. 한화는 최근 불펜진 과부하로 제대로 된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하루전 계투로 등판했던 김민우가 다음날 선발로 나오고, 송창식은 3연투 후 불펜 그리고 이틀 쉬고 또다시 선발 등판하는 등 보직이 딱히 없다. 

그러나 로저스만큼은 보직이 확실하다. 선발 투수로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는 것이 불펜을 아끼는 길이자 팀이 바라는 가장 큰 과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로저스는 실제로 이날 자신의 몫을 해냈다. KBO리그 입성 초기만큼 '건드리지도 못할' 정도의 구위는 아니었지만, 롯데 강타선을 상대로 안타를 맞으면서도 실점하지 않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실제로 로저스는 이날 등판의 중요성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13일 경기에서 잘하고 난 후 인터뷰를 하고 싶다"며 언론과의 접촉도 피했다. 

8회까지 단 1실점으로 롯데를 막던 로저스가 9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것은 자신의 뜻이 컸다. 자기 손으로 경기를 끝내겠다는 의욕이 상당히 충만한 상태였다. 9회말 들어 연타를 맞았고, 실점으로 이어지자 투수 코치가 두번째로 마운드에 방문해 투수 교체 의사를 밝혔지만, 로저스는 큰 모션으로 교체 거부 의사를 투정처럼 드러내기도 했었다. 결국 그의 뒤를 동료들이 지키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연패에 빠져있었던 한화는 로저스의 활약을 앞세워 어려운 고비와 흐름을 일단 끊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을 보고 있다. 로저스라는 위압적인 카드를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마운드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로저스가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기고 물러난 이후 한화 벤치는 송창식과 권혁을 다음 투수로 기용했다. 두사람 모두 급작스럽게 몸을 풀고 올라와 제구가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또 최근 나란히 시즌 100이닝을 돌파했다. 

한화는 이번주에도 일정이 만만치 않다. 일단 6위 KIA와 주초 2연전을 치르고, 상위권 팀인 NC와 두산을 차례로 만나 6경기를 치른다. 12일 우천 노게임 기회를 놓치며 롯데와의 마지막 2연전을 1승 1패로 마친 가운데, 투수들이 어떻게 버텨줄 것인가가 가장 큰 관건이다.

NYR@xportsnews.com/ 사진 ⓒ 한화 이글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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