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별들의 전쟁' 유럽챔피언스리그 대진이 완성됐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28일(한국시간) 모나코 그리말도 포럼에서 2015-1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32강 본선 조추첨식을 열었다.
한조 한조 모두 흥미롭다. 이번 대회부터 톱시드 배정 방법이 팀단위 순위에서 리그단위 순위로 바뀌면서 모든 조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팀들로 꾸려졌다.
유럽 정상을 싸움이 시작되면서 인연과 악연으로 얽힌 인물들이 조우하는 재밌는 상황이 연출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관계는 조제 무리뉴 첼시 감독과 이케르 카시야스(포르투)의 만남이다. 두 팀은 G조에 묶여 조별리그서 맞붙게 됐다.
둘은 축구계에서 유명한 악연이다. 무리뉴 감독과 카시야스는 과거 레알 마드리드에서 사제지간으로 만나 얼굴을 붉히며 인연을 마무리했다.
당시 무리뉴 감독은 카시야스의 경기력이 하락했다고 판단해 벤치에 머물게 했다. 카시야스는 무리뉴 감독의 행동에 불만을 드러냈고 이후 계속해서 마찰을 일으켰다.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이후에도 둘은 인터뷰를 통해 격한 감정을 보였다. 카시야스는 올 초 "무리뉴 감독 시절에 대해 어떠한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면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무리뉴 감독보다 더 나은 감독"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무리뉴 감독도 지난달 카시야스의 포르투 이적에 대해 "카시야스에게 어마어마한 연봉을 주는 포르투는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서로에게 불쾌한 감정이 사그라들지 않은 둘이 조별리그서 만나게 되면서 어떠한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관심거리다.
친정팀을 다시 만나게 된 사례도 여럿 있다.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은 멤피스 데파이는 추첨 결과 PSV 아인트호벤과 B조에 포함되면서 이적하자마자 맞붙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 아인트호벤의 에이스였던 데파이는 맨유의 상징인 7번을 달고 돌아가게 됐다.
데파이가 금의환향을 한다면 A조의 앙헬 디 마리아(파리 생제르망)는 애증의 친정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한다. 디 마리아는 두 시즌 전 레알 마드리드의 라 데시마(10회 우승)의 주역이었으나 잡음을 일으키며 지난해 팀을 떠났다. 맨유를 거쳐 PSG에 새롭게 둥지를 튼 디 마리아가 레알 마드리드로 돌아가 박수를 받을지 눈길이 간다.
이밖에 E조서 만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베른트 레노(레버쿠젠)의 창과 방패 대결도 흥미롭다. 둘은 지난 2011-12시즌 16강에서 맞붙어 메시의 완승으로 끝났다. 메시는 1,2차전 동안 레노에게 6골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2차전에서는 5골을 폭발하며 7-1 대승을 이끌어 레버쿠젠과 레노의 자존심을 땅에 떨어뜨린 바 있다.
3년이 흘러 다시 경쟁하게 된 둘은 여전히 팀의 주전 공격수와 골키퍼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어 다시 한번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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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