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전주, 조용운 기자] 닥공 전북 현대가 지독한 맨마킹을 선보였다.
전북은 26일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와의 2015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0-0으로 마쳤다. 안방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은 내달 16일 원정경기에서 4강행을 결정하게 됐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정상을 탈환한 전북은 올 시즌 초반부터 아시아 챔피언을 목표로 달렸다. 최강희 감독은 감바 오사카와 경기를 한해 농사 중 가장 중요한 시점으로 정의했고 중요도에 어울릴 만큼 만반의 준비를 했다.
최정예 멤버에 변칙을 더한 최강희 감독의 승부수는 맨마킹이었다. 상대 공격의 핵심인 최전방 패트릭과 우사미 다카시를 지독할 정도로 막아내는 대인마크를 꺼냈다. 감바 오사카의 공격 시발점인 엔도 야스히토는 풀어주는 대신 볼이 향하는 최종점에서 차단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신체조건이 우수한 패트릭은 파이터 기질의 센터백 김형일에게 맡겼고 활동폭이 넓으면서 기술이 좋은 우사미는 투지가 강점인 최철순을 마크맨으로 뒀다. 평소 측면 수비수로 뛰던 최철순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고 최전방 자원을 가로막는 수는 상대에게 위협적인 칼을 뺏는 데 성공했다.
패트릭은 김형일의 강력한 압박에 경기 시작부터 신경질을 부렸다. 김형일을 상대로 공중볼과 몸싸움에서 앞서지 못하다보니 패트릭은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고 전반 32분 옐로 카드를 받으며 힘을 쓰지 못했다.
감바 오사카의 에이스 우사미의 조용함은 패트릭보다 더했다. 최철순은 우사미가 밟는 그라운드를 고스란히 따라다닐 만큼 맨마킹에 열을 올렸다. 수비형 미드필더임에도 우사미가 측면으로 빠지면 그대로 따라갈 정도로 최철순은 우사미를 놓치지 않았다. 워낙 대인마크 능력이 탁월한 최철순이기에 가능한 접근이었고 노림수는 성공했다.
후반 들어 감바 오사카는 우사미를 왼쪽으로 돌리며 변화를 주자 최강희 감독도 최철순을 제 포지션인 오른쪽 수비수로 움직이고 김기희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바꾸면서 발빠르게 대응했다.
후반에는 전반 만큼 지독한 맨마킹의 장면은 나오지 않았지만 감바 오사카의 공격 형태는 힘을 잃었고 자연스레 경기 주도권을 전북이 쥐고 흔들 수 있었다. 전북은 이동국과 레오나르도의 슈팅을 앞세워 몇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며 기세를 올렸다.
다만 전북의 슈팅이 상대 수비 벽에 막히고 골문을 벗어나며 영점 조준에 실패해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수비적인 준비에서는 만점이었으나 공격에서 아쉬움을 보이면서 2차전으로 승부를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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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