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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관중문화②]KBO '팬 난동' 사례...팬도 변해야 한다

기사입력 2015.08.27 06:00 / 기사수정 2015.08.27 07:46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KBO리그가 출범한 지 34년이 됐지만, 그동안 '팬 난동'에 대한 조치는 보수적이었다. 그동안의 주요 '관중 사고' 사례들을 유형별로 살펴봤다.

◆유형 1=경기 진행을 직접 방해

2012년 6월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롯데의 경기. 타석에 선 넥센 박병호가 좌익수 옆 페어 타구를 만들었다. 그런데 사직구장 '익사이팅 존'에서 관람하던 한 팬이 인플레이 상황에서 땅에 맞고 튀어오른 공을 글러브로 포구했다. 경기 진행을 방해한 이 관중은 퇴장당했고, 박병호는 2루까지 진루했다. 이날의 관중 퇴장은 2009년 익사이팅존 개장 이후 최초의 사례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런 사례는 심심찮게 등장하며, 경기를 직접 방해했다는 이유로 관중을 퇴장시키는 것은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유형 2=관중의 돌발행동

2009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 롯데의 경기. 7회 SK 박재홍의 타석 때 한 롯데팬이 플라스틱 장난감 칼을 들고 그라운드에 난입해 박재홍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른바 '롯데 검' 사건이다. 이 팬은 경기장 안전요원에 의해 경찰서로 옮겨졌고, 후에 훈방조치됐다. 

2014년 4월 30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 KIA의 경기 도중에는 한 팬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심판을 폭행했다. 판정에 불만을 품은 만취한 팬이 1루 관중석 그물망을 타고 경기장에 난입해 박근영 심판의 목을 조르고 넘어뜨렸다. 안전 요원과 SK 코치까지 달려들어 겨우 제압했지만, 만에 하나 이 팬이 흉기라도 들고 있었다면 어쩔 뻔했나 하는 걱정이 들 만큼 아찔한 사건이었다.

지난 5월 1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SK와 KIA의 경기에서는 한 팬이 휴대용 전열기를 구장에 반입해 불을 내는 바람에 경기가 중단됐다. 위험천만한 상황을 일으킨 이 팬은 퇴장당했다. 




◆유형 3=팬과 선수의 일촉즉발 대립

1999년 플레이오프 삼성과 롯데의 경기 7차전 도중 롯데의 펠릭스 호세가 홈런을 터뜨리자 한 팬이 호세를 향해 물병을 던졌고, 호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덕아웃에서 배트를 들고나와 관중석에 던졌다. 호세는 즉시 퇴장당했고 벌금 300만원, 1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2011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 SK의 경기. 9회 SK 박정권 타석 때 우익수 이종범에게 맥주캔이 날아들었다. 위험천만한 상황에 이종범이 팬과 언쟁을 벌였다. 이종범은 KBO로부터 구두경고를 받았다. 

이런 경우는 다른 종목에서도 종종 논란이 됐다. 올해 1월 프로농구 KCC의 하승진이 부상을 당해 코트를 빠져나가다가 자신을 향해 비아냥대는 팬에게 덤빌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해당 팬은 "다리가 부러진 것도 아닌데 웬 엄살이냐"며 선수를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승진은 KBL로부터 견책을 받았다. 2007년 프로축구 2군 경기에서는 안정환이 자신에게 욕설을 하는 관중을 보고 참지 못해 관중석으로 뛰어들었다가 벌금 1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유형 3으로 소개한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문제를 일으킨 선수들은 모두 크고 작은 징계를 받았지만, 문제가 된 팬은 아무 제재를 받지 않았다. '유형 2'의 경우는 점차 징계 사례가 나오는 추세다. 지난 25일 KIA-SK전 도중 욕설을 하다가 퇴장 당한 팬의 사례가 그렇다.

그러나 '유형 3'처럼 팬과 선수가 충돌할 경우엔 선수에겐 가혹하고 팬은 면죄부를 받는 것에 대해 여전히 논쟁이 뜨겁다. 

일단 이런 경우, 팬과 싸우거나 폭력을 행사한 선수가 다소 가혹한 징계를 받는 건 프로스포츠에서 어쩔 수 없는 게 사실이다. NBA에서도 2004년 론 아테스트가 자신에게 물병을 던진 관중을 보고 격분해서 관중석에 난입해 난투극을 벌였다가 잔여 경기 73경기를 모두 출장 정지 당하는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과연 비상식적인 행동을 한 팬에게 무조건 면죄부를 줘야 하는가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즉시 퇴장을 시키거나 더 나아가 향후 경기장 입장에 제한을 둬야 한다는 의견까지도 나온다.
축구에서 서포터스를 '12번째 선수'라고 부르는 것처럼, 경기장의 관중 역시 크게 보면 경기를 함께 만들어내는 구성원이다. 이 구성원, 즉 팬들도 '페어플레이 정신'을 갖춰야 하는 게 당연하다.

parkjt21@xportsnews.com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관련기사 보기
[프로야구 관중문화①] 관중 퇴장 가이드라인 만들자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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