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한화 이글스의 투수 에스밀 로저스(30)의 '호투쇼'는 KBO리그 후반기를 달구는 이슈다. 그리고 이 완벽투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도 주요 관심거리다.
쉐인 유먼의 대체 용병으로 한국 무대에 입성한 로저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일 LG와의 맞대결서 데뷔전을 치른 로저스는 9이닝 1실점 3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호투로 완투승을 따냈다. 이후 그는 11일 kt전 완봉승, 16일 삼성전 7⅓이닝 4실점, 22일 KIA전 완봉승을 기록했다. 네 차례 등판해서 로저스는 세 번의 완투쇼를 펼쳤고, 그 중 두 번은 완봉승이었다.
KBReport닷컴에서 제공하는 WAR(대체 선수 대비 승수)를 살펴보면, 로저스는 한국 무대 등판 네 경기만에 팀 내 최고 기록(1.61)을 갈아치웠다(2위 박정진 1.43, 3위 탈보트 1.33, 4위 윤규진 0.93, 5위 안영명 0.74).
그가 보여준 화려한 활약상 이면에는 그의 역투가 있었다. 로저스는 올 시즌 등판한 네 경기에서 총 470구를 던졌다. 이는 경기 당 117.5개를 던진 꼴이다. 그는 이번 시즌 4일 간격 등판을 두 번했고, 5일 간격 등판을 한 번했다. 빡빡한 선발 일지였지만, 스태미나를 유지하며 9회에도 150km/h의 육박하는 속구와 130km/h 후반의 슬라이더를 뿌렸다.
로저스는 미국에서 활약할 당시 메이저리그에서는 주로 불펜 투수로 등판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았던 투수다. 메이저리그를 기준으로 그는 210경기(43경기 선발)에 출장해 454이닝을 소화했고, 총 8012개의 공을 던졌다. 이는 경기 당 38.2개, 이닝 당 17.6개를 던진 셈이다.
주로 선발 투수로 경기에 나선 마이너리그에서는 123경기(115경기 선발) 마운드에 올라 6254개의 공을 뿌렸다. 이것은 그가 이닝 당 9.6개, 경기 당 53개의 공을 던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의 이력 중 주목할 점은 이번 시즌 마이너리그에서의 7경기 선발 등판 일지다. 로저스는 올 시즌 한국 무대로 건너오기 전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에서 7경기(선발)를 치렀고 34⅔이닝을 소화하며 576구를 던졌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그는 선발로 등판해 경기 당 82.3개를 던진 꼴이다.
확실히 한국 무대에서 로저스는 많은 공을 던지고 있다. 한편, 미국 야구에서 4일 휴식(5일째 등판)이 특이한 경우는 아니며, 그 역시 수차례 경험한 스케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5위' 다툼을 치열하게 펼치는 한화의 팀 사정상 그의 남은 등판 역시 빡빡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최근 팀 불펜진이 부진을 겪고 있어, 등판하는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올 시즌 한화의 잔여 경기는 31개. 계산상 로저스의 예상 등판 횟수는 7경기 정도다. 한화의 불펜이 시즌 초에 보여주던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하다면 그는 남은 선발 등판에서 100구 이상씩을 투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체력적으로 한 차례 고비가 찾아올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을 슬기롭게 넘기는 것이 한화와 로저스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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