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배우 김신(본명 김베드로·31)은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김신은 JTBC 금토드라마 '라스트'에서 윤일중 회장(김종구 분)의 정통 아들인 재벌 2세로 출연하고 있다. 지난 21일 방영된 9회분에서는 이복 동생 윤정민(구재이)과 대립 구도를 형성, 짧은 분량에도 차갑고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신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악역이라 처음에 조금 세게 내면을 표현했다. 그러더니 조남국 감독이 '잡아 먹겠다. 더 편하게 하라'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김신은 구재이와 재벌가에서 상속에 대한 파워 게임으로 충돌하고 있다. 싸늘하면서도 이를 억눌러야 하는 카리스마를 절제하며 발산해야 하기에 연기가 쉽지 만은 않다. 그러나 그는 현장의 참맛을 느끼며 즐거워하고 있다.
그는 "김종구 선배님이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 내가 신인이다보니깐 대본 리딩도 스스로 먼저 권해주시는 등 항상 나를 챙겨 주신다"고 감사해 했다. '라스트'가 점점 권력 싸움이 극에 달할 수록 한 축을 맡고 있는 김신의 분량도 늘어날 예정이다.
아이러니하게 현재 소속사 대표인 배우 이범수(곽흥삼 역)와도 박예진(서미주)을 놓고 대립해야 한다. 제자는 스승에게 자신의 성장세를 각인시키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김신은 "처음에는 현장에 이범수와 같이 있었던 것이 영광이었다. 모니터도 해주면서 '여기서 이게 아쉬웠어'라며 조언도 건넸다"고 전했다. 김신은 이범수와의 만남을 정말 특별하게 생각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6월 종영된 SBS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에 출연했던 김신은 이후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하며 부침에 빠졌다. '배우의 길이 내게 맞을까'라며 고민하던 그해 12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를 택했다.
제대했지만 방황의 시기는 계속됐다. 그렇게 포기하던 찰나에 그가 잡은 동아줄이 바로 SBS 연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기적의 오디션'이었다. 전환점이 된 이 프로그램에서 김신은 자신을 더 몰아 붙이며 깎아 나갔다.
1년간 연기에만 몰두하면서 반성도 많이 했다. 아울러 나를 돌아본 시간은 소중했다. 김신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연기만 하니까 느끼는 것이 많았다. 내 안에 잠재된 것이 많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미숙 팀의 일원이었던 김신은 최종 라운드까지 진출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자신감과 정신적인 성숙함을 성취한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수확이었다.
기적과 같았던 오디션 종료 후 김신은 당시 몸담았던 소속사를 떠나 독립적으로 활동했다. 발에 땀이 나도록 뛰며 프로필을 돌리고,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광고 모델로 일하던 지난해 9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 누구보다 간절하고 잠재력이 있는 김신을 염두에 두고 있던 테스피스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배우 이범수가 움직인 것이다.
김신은 "이범수가 소속사의 청사진을 제시했고, 생각할 것도 없이 함께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신뢰를 보였다. 자신을 잊지 않고 있었던 이범수의 의리는 김신을 다시 한 번 녹였다. 그는 "'기적의 오디션' 당시 독설가의 모습을 보였던 이범수를 멘토로 택할까 고민했었다. 이 얘기를 했더니 '네가 왔으면 끝까지 데리고 가려고 했었다'라며 말씀해줬다"고 말했다.
김신이 바라보는 이범수는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인물이다. 카리스마 있는 연기력의 대명사 답게 연기와 관련한 사항은 냉정하다. 그래서 더욱 배울 맛이 난다고 한다.
김신은 "연기 수업에 임하면 이범수의 카리스마는 상당하다. 감독님 오디션보다 이범수 앞에서 연기하는 게 더 긴장될 정도다. 공기가 다르다"면서 "회사 안에서는 칼 같은데, 명절이나 휴일 때 초대해 주셔서 밥도 해주시고 자신의 무명 시절을 얘기도 해주며 위로해준다"고 고마워했다. '선택 받은 남자' 김신은 그래서 더욱 감동을 느낀다.
오랜 설움을 딛고 본격적으로 도약하려는 김신은 단단하게 해준 무명 시절을 잊지 않는다. 늦깎이 신인은 "그늘이 있기 때문에 양지가 있다. 지금 하는 혹독한 훈련도 언젠가는 빛을 내기 위한 자양분이다"고 강조했다.
액션 스쿨과 댄스, 승마, 그리고 화술, 대사 연기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김신. "지금은 신인이다. 인생의 작품을 만나기 전까지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고 의욕을 보인 김신의 유쾌한 인생의 제2막은 시작됐다.
drogba@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