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나유리 기자] 수비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운 경기였다.
LG 트윈스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12차전에서 5-4로 승리했다. 주말 2연전을 모두 쓸어담았지만 수비에 웃고, 울었다.
이날 LG의 선발 유격수는 장준원이었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에게 휴식을 주고, 기량을 점검할 겸 1군에 등록된 장준원은 22일 경기에 이어 넥센전에서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장준원에게는 분명 좋은 기회지만, LG에게는 실험이었다. 특히 수비 비중이 높은 유격수 포지션을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장준원은 2회초 깔끔한 세차례 수비로 선발 소사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줬다. 소사가 2회에 상대한 박병호, 김민성, 윤석민의 땅볼 타구가 공교롭게도 모두 장준원을 향했다. 장준원은 까다로운 타구까지 아웃카운트로 바꿔냈, 소사는 2회를 주자 출루 없이 막아냈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야수들의 수비에 좋은 점수를 매길 수 있었다. 1회초에는 유한준의 타구를 3루수 히메네스가 강한 어깨를 활용한 '불꽃 송구'로 아웃시켰고, 4회에도 서건창의 빨리 떨어지는 어려운 타구를 좌익수 박용택이 달려나오면서 잡아냈다.
하지만 8회초 결정적인 실수가 나왔다. 주자 3루에 있는 상황에서 윤석민의 땅볼 타구를 투수 임정우가 1루로 던졌지만 공이 뒤로 빠졌다. 바운드가 크게 튀어 채공 시간이 있었으나, 처리하기 어려운 타구는 아니었다. 1루수 양석환의 포구 실책이었다. 이때 2루 주자가 홈을 밟아 4-4 동점이 됐다. 소사의 8승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소사는 지난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수비 불운에 울었다. 7회까지 사실상 완봉 페이스로 호투하다가 8회에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 2개가 겹치면서 급격히 흔들렸고, 황재균에게 던진 초구 실투가 역전 만루 홈런이 되면서 패전 투수가 됐었다.
넥센도 마찬가지였다. 믿음직했던 주전 2루수 서건창이 이날만 실책을 2개나 했다. 첫 실책은 4회말. 주자 1루에 있는 상황에서 서상우의 땅볼 처리를 과정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나왔다. 1루 주자 히메네스는 2루로 들어갔고, 서건창이 처리할 수 있는 평범한 땅볼 타구로 보였다. 그러나 마음이 급한 서건창이 공을 더듬는 사이 타자 주자 서상우는 가뿐히 1루에 안착했다. 투수 김영민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막긴 했어도 서건창의 실책 이후 만루 위기까지 가면서 투구수가 많이 늘어났다.
두번째 실책은 5회말. 이번에도 주자가 1루에 있는 상황에서 이진영의 땅볼 타구때 실수가 나왔다. 2루로 던져 주자 임훈을 잡아야 하는 상황. 그러나 서건창이 공을 뒤로 떨어트리면서 이진영과 임훈이 모두 세이프 됐다. 1사 1루가 무사 1,2루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후 김영민은 3실점 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넥센 팀 전체적인 입장에서도 두고두고 아쉬웠다.
6회말 추가 실점 과정에서는 외야에서 실수가 나왔다. 박용택의 플라이성 타구를 잡기 위해 좌익수 스나이더와 중견수 이택근이 좌중간에 모였다. 확실한 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두 사람 모두 글러브를 뻗었지만 공은 그 사이로 떨어지면서 안타가 됐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고 박용택의 2루타로 기록됐지만, 이 실수가 추가 실점으로 연결됐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경기는 10회말 오지환의 홈런으로 갈렸지만 실점과 추가 실점, 역전과 재역전 과정을 생각했을 때 양 팀 모두 수비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닳았을 승부였다.
NYR@xportsnews.com/ 사진 ⓒ 잠실, 김한준 기자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