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인천, 김형민 기자] 어디에서부터 꼬인 걸까.
제주 유나이티드가 인천 원정에서 아쉽게 패했다. 또다시 후반전에 실점을 내준 수비력도 그랬지만 아직까지도 되찾지 못한 패스워크가 가장 아쉬운 구석으로 남았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19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6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0-1로 패했다.
시즌 초반 제주는 개막전을 대승으로 장식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보여줬다. 홈에서도 무패였고 이들 만의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 중심에는 중원 삼각편대가 빚어내는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가 있었다. 가장 뒤에는 양준아가 위치하고 서로 약간은 다른 스타일의 윤빛가람과 송진형이 공수를 조율하면서 만들어낸 제주만의 축구는 지난 시즌 보여준 오케스트라 축구의 명맥을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제주는 이러한 개성들을 잃었다. 일부 선수들의 부상과 징계 등으로 인해 선수 구성이 어렵게 되면서 시즌 초반에 짜놓았던 전체적인 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송진형이 부상을 당하면서 윤빛가람과 양준아, 송진형으로 이어지던 중원 조합이 깨진 것도 경기력과 결과에 영향을 미쳤고 시로, 까랑가 등 새로운 외인 선수들이 중간에 들어오면서 호흡을 가다듬을 적응기가 필요해졌다.
기대만큼 이러한 과정들이 더뎌지면서 제주의 아기자기한 맛을 그라운드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대부분의 공격이 로페즈 등의 좌우 공격진의 개인 돌파로 자주 이뤄졌고 부상 복귀 후에 찾아온 송진형의 슬럼프와 함께 윤빛가람이 고군분투하는 형태로 최근들어 상황이 변했다.
이번 인천전에도 역시 그랬다. 제주는 4경기 무승(1무3패)의사슬을 끊기 위해 경기에 나섰다. 전체적으로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많았고 적당한 공격찬스들도 잡아냈지만 마지막 슈팅까지 원할하게 이뤄낼 패스가 부족해 결정을 짓지 못했다.
결정적인 패스도 나가지 않으면서 제주는 확실한 득점 장면도 쉽게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슈팅은 많은 견제와 압박 속에서 나왔다. 깔끔한 패스와 공간을 뚫어내는 연결이 골들을 만들어냈던 시즌 초반과는 확실히 달라진 부분이었다. 전반 14분 시로가 직접 공을 잡고 드리블하면서 중거리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전반 34분에는 모처럼만에 로페즈가 좋은 로빙 패스를 시도, 윤빛가람이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후반 초반 양준아의 크로스가 정확히 연결되면서 정영촐이 헤딩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넘겼다. 후반 22분에는 송진형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패스를 받아 절호의 찬스를 잡았지만 이마저도 슈팅이 골문 오른편으로 벗어나면서 선제골을 놓치고 말았다.
제주는 진성욱에게 후반 23분 선제골을 내준 뒤 더욱 공격적으로 전진했다. 하지만 상대 페널티박스 앞에서 패스가 살아나지 못한 제주의 노력은 모두 무위에 그쳤다. 결국 이번에도 0-1로 패한 제주는 다음 경기에서 무승 탈출을 노리게 됐다.
khm193@xportsnews.com /사진=윤빛가람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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