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브래드 스나이더(33,넥센) 본인이 생각하는 후반기 상승세의 요인은 무엇일까.
스나이더는 1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정규시즌 12차전에서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무더위 속에서 모두 지쳐가는 사이, 한껏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8월 성적만 보면 44타석에서 14안타(3홈런) 11타점 3할1푼8리의 성적으로 흠잡을 곳 없다. 시즌 타율도 2할9푼5리로 3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이맘때 LG에서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스나이더의 적응기가 모두 끝났다고 판단했다. 앞서 "앞으로 남은 40경기에서 스나이더와 다음 시즌도 함께 할지 여부가 갈릴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적응기라고 봤다. 최근 활약에 만족한다. 꼭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런 염경엽 감독의 속내를 읽은 듯, 최근 스나이더의 방망이는 쉴 줄 모른다. 아이러니한 건 개인 기록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성적 욕심을 버리니 성적이 따라왔다.
스나이더는 "숫자에 대한 목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매 경기 눈앞에 중요한 걸 놓쳤다. 내가 정말로 집중해야 할 게 따로 있었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이젠 더 이상 숫자적인 목표는 없다. 매 경기, 다가온 한 경기만 바라본다. 무조건 출루가 목표다. 그 뒤는 (유)한준과 (박)병호가 알아서 해 줄 것"이라고 '나' 앞에 '팀'을 새겼다.
최근 그에게 쏟아지는 염 감독의 칭찬 세례에 쑥스러운 듯 "칭찬을 들으면 물론 기분이 좋다. 그러나 칭찬과는 상관없이 여기 내가 온 이유는 팀 '넥센'이 우승하는 거다.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 그게 내 궁극적 목표다"고 되뇌었다.
달라진 마음가짐은 경기에서도 나타났다. 팀은 패했지만, 물고 늘어지는 끈기로 상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롯데)를 괴롭혔다. 구미가 당기는 공에도 쉽게 방망이를 내지 않는다. 특히 첫 타석에선 린드블럼에게 공 11개를 던지게 하며 볼넷을 얻어냈고 팀의 첫 득점을 책임졌다. 동시에 지친 린드블럼이 4회 실점하도록 발판을 마련했다.
가족애가 남다른 스나이더다. 곧 있음 둘째가 세상 밖으로 나오지만 "첫번째 아기도 정말 운이 좋아 아슬아슬하게 아내 곁을 지킬 수 있었다. 현재 아내가 임신 6개월인데 예정일이 시즌 종료와 겹칠 것 같다. 이번엔 곁을 못 지켜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쩌겠나, 이게 야구 선수의 인생이다. 일단은 우리 팀이 챔피언전에 나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금 그의 마음속엔 첫째도 둘째도 '야구'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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