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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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내려놨다" 정현석의 2막, 희망의 전주곡 (인터뷰)

기사입력 2015.08.14 07:21 / 기사수정 2015.08.14 07:21



[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날 보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일취월장 하고 싶다". 꼭 본인의 말처럼, 정현석(31,한화)은 그라운드로 돌아와 매경기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위암 진단을 받고 위 3분의 2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정현석은 기나긴 재활을 마친 뒤 단계적으로 경기 감각을 익혔나갔다. 그리고 지난 5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시즌 첫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정현석은 이날 야구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환대 속에 복귀전을 치렀다. 이날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정현석은 멀티 히트를 때려내고 올시즌 첫 안타와 첫 타점을 만들어냈다. 영화같은 복귀전이었다. 

영화는 또다른 장면으로 이어졌다. 정현석의 활약은 단 하루에 그치지 않았다. 14일까지 정현석은 8경기에 나와 34타수 15안타 4타점 8득점 4할4푼1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매서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9일 롯데전을 제외하면 복귀 후 나선 경기에서 모두 하나 이상의 안타를 쳤고, 8경기 중 5번이 멀티히트 이상의 기록이었다. 12일 kt전에서는 지난해 4월 2일 대전 삼성전 이후 497일 만에 4안타 맹타를 휘두르고 팀의 승리를 견인하기도 했다.

팀도 자신도, 이런 활약이 반갑지 않을 리 없다. 하지만 정현석은 "물론 잘 맞아서 기분은 좋지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입을 뗐다. 그는 "아직 몇 경기 하지도 않았고, 한 경기보다 할 경기가 더 많다"면서 "하루하루 새로운 경기, 새로운 승리를 위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석이 말하는 최근 타격감의 비결은 '내려놓음'이었다. 정현석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미련, 후회 같은 것을 남기지 않으려다 보니 편하게 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유니폼을 벗고, 배트를 쥐고 있지 않아보니 오지 않은 미래와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미련이 없어졌다. 부담은 훌훌 털어냈다. 

물론 기술적인 변화도 있었다. 정현석은 "준비하는 법부터, 타격을 하는 법 등 세심한 것들에서 변화된 점이 많다"고 전했다. 전보다 스윙은 간결해졌고, 타격할 때의 시야에도 변화를 줬다. 김성근 감독은 "마무리캠프 때 지적했던 폼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고 정현석을 칭찬했었다. 정현석은 "타격폼 등 감독님께서 가을부터 지적해주셨던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소소한 것들을 다 기억하실 줄은 몰랐다. 감독님 말씀을 허투루 들어선 안되겠다"고 웃어보였다.

정현석은 복귀전 이튿날부터 5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여러번 주인이 바뀌었던 5번 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 특히 취약했던 득점권에서도 시원한 타격으로 현재 자리가 '적격'임을 선보였다. 그러나 정현석은 "합류했을 때부터, 기존 선수들을 뒷받침하자는 생각이었다. 지금 내 자리가 내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겸손해했다.

한화의 지난해 성적은 최하위. 순위도 순위지만 한화에는 어쩌면 투지가 부족한 모습이 자주 드러났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정현석은 "내가 합류했을 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오히려 나빠지는 건 아닐까 부담도 있었다. 그런데 선수들이 근성도 있고, 끝까지 싸우려는 의지가 있다보니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 역시도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팀에 "내실이 다져졌다"고 얘기했다.

팀이 강해진 만큼, 그 사이 못지 않게 단단해져서 온 정현석이었다. 날렵해진 턱선과 반짝이는 눈, 그의 새로운 야구인생이 희망찬 전주곡과 함께 다시 시작됐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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