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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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억해' 종영①] 선행을 베푼 악인이 남긴 것

기사입력 2015.08.12 02:06 / 기사수정 2015.08.12 02:06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KBS에서 야심 차게 선보인 수사극 '너를 기억해'가 종영했다. '선행을 베푼 악인'이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지상파 수사극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11일 방송된 KBS 2TV '너를 기억해'에서는 이준호(최원영 분)가 경찰의 수사를 따돌리면서 사라진 가운데 이현(서인국)과 차지안(장나라)가 연인이 됐다.

'너를 기억해'는 이현이 어렸을 때 아버지의 면담 대상이었던 살인범 이준호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준호는 이현에게 "남들과 다른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그에게 집착했다.

이준호는 감옥에서 탈출한 뒤 이현과 그의 동생인 정선호(박보검)을 떼어놨다. 그는 어린 시절 학대받은 기억을 가진 채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거둔 것이다.

'너를 기억해'는 이준호로 신분을 바꾼 이준영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현의 잊혔던 기억을 더듬어갔다. 작품의 이름처럼 주인공이 기억을 찾을 때마다 흩어졌던 퍼즐이 완성됐다.

이 드라마는 이현의 숨겨진 이야기를 따라가면서도 수사극의 장점을 놓치지 않았다. 보라색 꽃을 관련된 살인 사건부터 에피소드별로 각각의 범죄를 다뤘고, 범인과 피해자의 사연을 세심하게 그렸다.



문보현 KBS 드라마국장은 제작발표회에서 "'너를 기억해'는 사람과 성장이 있는 수사 드라마다. 흔한 수사물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드(미국 드라마)식 빠른 템포의 사건 해결과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해 한국 드라마의 수사물이 보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문 국장의 말처럼 '너를 기억해'는 지상파에서 흔히 접할 수 없었던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줬다. 정점으로 치닫는 이현과 그의 동생인 정선호, 싸이코패스 이준호의 관계는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드라마의 중심인물인 이준호는 아이를 학대한 부모를 죽이고 그들을 거둬들였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선행을 베푼 것이다. 그러나 타인의 감정이 무딘 그의 선행은 결국 당사자에게 고통으로 돌아왔다.

이현의 비밀을 풀어가는 열쇠를 가진 이준호의 존재는 드라마에서 빛을 발했다. 단순히 사건을 쫓는 것에서 벗어나 사이코패스도 선의를 가질 수 있지만, 그 한계는 분명하다는 것을 표현했다.

마지막회에서 이준호는 이현의 주변을 떠나는 듯하지만, 다시 맴돌기 시작했다. 범죄를 저질렀던 정선호는 이준호가 그의 새로운 신분을 위해 준비한 봉투를 뒤로한 채 자수를 하는 듯한 결정을 내렸다.

이현과 차지안이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것 외에 '열린 결말'로 마지막을 푼 것에 대해 시청자의 반응을 갈라졌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너를 기억해'는 4~5%대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KBS의 수사 드라마를 통한 참신한 시도는 박수 받을 만했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너를 기억해' ⓒ KBS 2TV 방송화면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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