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78승은 넘어야 한다."
지난 9일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들 사이에서 5강 마지노선 승수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김성근 감독의 입에서는 어렵지 않게 '78승'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이 때까지 한화가 기록하고 있던 승수는 50승. "최소 28승은 더 해야 겠다"는 취재진의 말에 김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 감독의 후반기 계산이 엿보이는 한 마디였다.
김 감독의 계산대로라면 남은 경기에서 6할 승부를 펼쳐야 되는 한화다. 이날 롯데전 1:0으로 뒤지고 있던 한화는 정근우의 투런포 한 방으로 승부를 뒤집은 뒤 필승조의 역투로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서 총 승수 51승. 이제까지 치른 경기는 101경기로, 총 편성된 144경기 중 43경기가 남았다. 이대로라면 43경기에서 27승16패은 거둬야 한다. 승률로 따지면 6할2푼8리라는 계산이 나온다.
보통 가을야구의 안정권은 '5할'로 잡는 게 정설이다. 역대 시즌을 통해 보면, 5할 언저리에 머물면 포스트시즌 입성에 성공했다. 최근 5년간 2014년 LG(0.492), 2012년 롯데(0.512), 2011년 기아(0.526), 2010년 롯데(0.519) 등이 모두 그랬다. 예외는 2013시즌, 6할 승률을 기록한 팀이 없었던 이 시즌에는 삼성-두산-LG-넥센이 0.595-0.568-0.578-0.571의 승률을 기록했다. 승률 0.532를 거둔 롯데는 결국 가을 진출에 실패했다.
이 예외가 올해 적용되는 모양새다. 혼전에 혼전이 거듭되면서 5할로는 안정권을 바라보기 힘들어졌다. 현재(10일) 선두 삼성의 승률만 6할을 넘길 뿐, 2위 NC부터 6위 SK까지 5할을 넘기고 있다. 게다가 한화-SK-KIA가 0.505-0.500-0,490으로 5위 자리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
5할과 6할, 승률 0.1의 미세한 차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10번 경기하면 1번 더 승리해야 한다는 이 말을 잔여경기에 적용해보면 승수는 22승에서 27승으로 늘어난다. 5승을 더 거두기 위해서 '연승'은 필수 요건이다. 연패라도 당하게 된다면 그보다 더 긴 연승행진이 필요하다. 현재 5위와 4위는 4게임차. 6할 승부가 안정권인건 분명해보이지만, 그러기 위해선 삼성(승률 0.620)처럼 경기를 해야 한다. 현재 삼성은 5연승을 이어가는 중이다.
"KIA와 두산과의 경기가 많이 남았다. 이게 카드가 될 것이다" 김 감독은 관건을 'KIA'와 '두산'전으로 봤다. 남은 후반기 두 팀과 각각 4번의 맞대결을 남겨둔 한화다. 하지만 두 팀을 상대로 올시즌 승률은 4할, 팀간 전적 중 가장 저조하다. 천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후반기 명운을 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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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