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이용규? 한참 걸릴 것 같던데."
1번 타자 이용규가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 31일 대전 KIA전에서 종아리에 사구를 맞고 '근육 파열' 진단을 받았다. 예상 재활 기간은 4주, 하지만 그 기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이용규는 일본 요코하마로 출국했다.
역시 그 빈자리가 컸다. 다른 타순에는 매번 다른 타자들이 올라오고 사라졌지만, 1번만큼은 항상 이용규가 붙박이였다. 중견수 자리도 마찬가지였다. 우익수와 좌익수의 얼굴을 변했지만 이용규는 항상 중원을 지켰다.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냄과 동시에 외야의 사령관 역할을 하던 이용규였기에, 그가 하나 빠지니 계산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일본에서 연락이 없으니 안 좋은거야. 좋았으면 연락이 왔지" 김성근 감독의 입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올 시즌 들어 라인업 구성으로 가장 머리아픈 나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이용규가 빠지니 공들여 짜놓은 라인업도 별 효과가 없었다. 김 감독은 "인천에서는 4시간을 생각했는데도 결국 점수가 안 나오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직전 시리즈 SK와의 2연전에서 한화 타선은 총 5득점만을 기록하며 무기력하게 패배했던 바 있다.
김 감독의 딜레마는 이랬다. 기동력이 있는 1번 타자가 출루해 내야를 흔들어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이지만, 그랬던 1번이 없어지니 공격기회가 연결되지 않고 1,2번 타자가 모두 무기력하게 아웃되고 만다. 어느정도 출루율도 좋고 발도 빠른 정근우나 김경언을 앞으로 가져다 놓자니, 김태균이 너무 고립된다. 그렇다고 하위타선이 클린업트리오의 공격 기회를 이어갈만큼 안정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 때 등장한 게 정현석이었다. 김 감독은 5일 대타로 출전해 멀티히트를 기록했던 정현석을 6일 바로 5번 자리에 기용했다. 이날 정현석의 기록은 5타수 2안타 2득점, 특히 선취점과 추가점이 모두 정현석의 방망이에서 시작됐다. 김경언-김태균-정현석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가 단단해졌다.
그러다 보니 기동력이 있는 정근우가 1번으로 올라오는 게 가능해졌다. 어느정도 타선에 짜임새가 생기면서 득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정근우의 기록은 4타수 2안타 1타점, 2회 2사 만루 상황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타까지 기록했다. 차선책으로 시도한 플랜B가 어느정도 먹혀들어가면서 타선 운용에 숨통이 틔였다.
이용규가 빠진 이후 한화에 첫 승을 안긴 이 라인업은 7일 대전 LG전에서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6일 로저스의 호투를 감안해보면, 진짜 효과는 이날 증명되는 셈이다. 이날 양 팀은 선발로 각각 송은범(한화), 우규민(LG)를 예고했다. 한화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적도 있는 만큼, 한화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 우규민이다. 어렵게 끝은 연패가 연승으로 옮겨가는데는 타선이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키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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