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우한(중국), 김형민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젊은 패기로 중국의 만리장성 공략에 나선다. 새로운 중국 킬러가 등장할 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중국의 골망을 시원하게 가를 킬러가 나타난다면 보다 수월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중국과 2015 동아시안컵 1차전 경기를 펼친다. 최근 자국 리그의 발전과 맞물려 새로워진 중국과 이전의 기억을 잊고 맞대결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 가야 하는 한판이다.
많은 요소들이 눈길을 끌지만 특히 공격수들의 활약 여부도 관심거리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정협(24)과 김신욱(27)의 발 끝에 슈틸리케 감독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의 활약 여부는 중국 킬러의 계보를 잇는 것과도 관련된다. 역대 대표팀에는 중국킬러들이 많이 배출됐다. 중국 골문을 가장 많이 연 선수는 1980년대 활약했던 이태호(현 한중대 교수) 선수다. 이태호는 1982년 인도에서 열린 네루컵을 시작으로 중국을 상대로 4골을 터트려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1988년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는 혼자서 2골을 터트리며 만리장성을 무너뜨리고 한국의 결승행에 앞장서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수원 삼성을 이끌고 있는 서정원 감독이 3골을 터트리면서 중국 킬러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서 감독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본선 경기에서 혼자서 중국 골문에 2골을 꽂아 넣어 한국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1996년 서울에서 열린 한중정기전에서도 이기형과 하석주와 함께 릴레이 득점포를 가동해 한국의 3-1 승리를 만들어냈다.
건국대의 이상윤 감독도 중국과의 경기에서 통산 3골을 기록한 바 있다. 1990년 다이너스티컵에서 선제 결승골로 한국의 1-0승리를 안긴 뒤 1998년에 연이어 펼쳐진 다이너스티컵과 한중 정기전에서 골맛을 보면서 중국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외에도 김종건, 김주성, 박건하, 이영표, 박주영 등이 중국전에 총 합해 2골을 넣었다. 중국을 만날 때마다 득점자들이 나오면서 한국은 32년동안 공한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 2008년 동아시안컵이 중국전 무패행진의 마지막 승리였다. 당시 박주영이 중국 수비진을 추풍낙엽처럼 무너뜨리고 2골을 터트려 한국이 3-2로 승리했다. 2년 뒤에 일본에서 벌어진 동아시안컵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3으로 패해 27경기 무패의 기록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2경기동안 중국에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 한국은 지난 아쉬움을 털고 기분 좋은 승리를 노린다. 이기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고 공격수들도 이를 잘 알고 대비하고 있다. 파주에 소집된 이후 대표팀은 특별하게 공격수들을 훈련시키면서 중국의 수비망을 뚫을 창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기도 했다.
첫 소집때는 이정협과 이용재를 따로 불러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의 지시 아래 공격수 과외를 받았다. 당시 이용재는 "공격수에 맞춘 훈련이었고 아르무아 코치가 실전처럼 강하게 볼을 연결하고 슈팅하는 것을 요구해 힘을 주며 임했다"고 말했다.
이틀 뒤에는 대상자가 김신욱으로 바뀌었다. 김신욱은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별도의 지시를 받고 그에 맞춰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 뒤에 김신욱은 "감독님이 내게 확실한 9번 공격수의 역할을 강조하시는 것 같다"며 훈련내용을 짤막하게 소개했다.
서울 이랜드FC와의 연습경기가 끝난 다음날인 30일에는 이정협이 공격수 특훈을 받았다. 전체 훈련이 끝나고 남아 아르무아 코치와 추가 훈련을 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활발히 움직이면서 빠르게 방향 전환을 하고 뛰는 훈련을 반복했다. 끝나고 올라온 이정협은 "크로스가 올라올 때 안으로 들어갈 건지, 뒤로 돌아서 받을 건지를 확실히 하라는 주문을 받았다"면서 체력 훈련을 겸해 추가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우한에 온 이후에도 공격수들을 대상으로 한 훈련은 계속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매일 훈련을 15분씩 공개한 후 뒤에는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공격수에 대한 주문과 전술 훈련 내용에 대한 보안을 철저히 하기도 했다. 서로 스타일이 다른 이정협과 김신욱 두 옵션을 두고 상대와 경기 상황에 따라 공격진을 꾸릴 만반의 준비를 했다. 과연 이번 한중전에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을 이는 누구고, 과연 누가 중국 킬러로 새롭게 떠오를 지 관심이 집중된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이정협, 김신욱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