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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서 적장으로, 슈틸리케와 페랭의 인연

기사입력 2015.08.01 11:34 / 기사수정 2015.08.01 13:48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우한(중국), 김형민 기자] 때로는 이웃사촌이 가족보다 더 가깝게 느껴질 때까 있다. 카타르에서 생활했던 두 명의 이방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알랭 페랭 감독이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4년동안 쌓인 정은 접어두고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는 적으로 만난다. 슈틸리케 감독과 페랭 감독은 각각 한국과 중국을 이끌고 이번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첫 경기부터 만나 지략대결을 펼치게 됐다.

두 감독은 공통분모도 많고 이력에서도 유사한 점이 많이 발견된다. 둘은 모두 카타르에서 지도자생활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조금 더 빨리 카타르 무대를 밟았다. 그는 2008년부터 알아라비SC를 지휘했고 페랭 감독은 2012년부터 알 가라파SC를 맡으면서 그라운드 위에서 슈틸리케 감독과 자주 만났다.

이국땅에서 유럽 출신 감독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던 두 감독은 경기장 밖에서도 자주 만나면서 친분도 쌓았다. 집도 그리 멀지 않아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서로 나누기도 했다. 이후에 슈틸리케 감독은 알 사일리아SC, 알 아라비SC 등을 거친 후 지난해부터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 사이 페랭 감독도 지도력을 인정받아 움 살랄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중국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차례 만날 기회가 있었다. 당시 한국은 A조 조별리그에서 경기를 했고 중국은 B조였다. 경우에 따라서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었지만 결국 한국은 A조 1위, 중국도 B조 1위를 차지하면서 두 감독 간의 만남을 성사되지 못했다. 한국은 아시안컵 준우승, 중국은 8강 진출이라는 성적을 냈을 만큼 각자 좋은 분위기를 안고 가고 있던 상황에서 당시에 만났다면 눈길을 사로잡는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당시를 떠올린 페랭 감독은 이번 기회에 만나게 될 슈틸리케 감독과의 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과 카타르에서 좋은 이웃으로 지낸 바 있다"면서 "지난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만나지 못했지만 중국에서는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좋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화답했다. 하지만 양 팀 선수들에게 더운 날씨가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페랭 감독의 말에 대해서는 반기를 들었다. 이와 관련해 슈틸리케 감독은 "페랭 감독도 같이 서울에 있다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넘어왔다면 기온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항상 그랬듯이 그런 날씨와 같은 변수에 기대지 않고 동일한 경기장에서 뛰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날씨를 가지고 핑계는 대지 않겠다는 말을 전했다.

또한 두 감독 모두 서로를 치켜세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을 우승후보라고 말했고 페랭 감독은 한국이 아시안컵 준우승팀이라며 경기를 신중하게 풀어가야 된다고 밝혔다. 팀내 사정도 제각각이다. 중국은 주전 선수 3명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고 한국은 젊은피들을 대거 수혈하면서 어떤 색깔을 낼 지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여러모로 재미있어진 이번 한중전에서 두 감독 중 누가 웃게 될 지 주목된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슈틸리케, 페랭 감독 ⓒ AFPBBNews=news1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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