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전주, 조용운 기자] 방식은 달랐다. 그러나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 모두 주전 이탈에 완벽하게 대처했다.
전북과 수원이 한여름 밤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두 팀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3라운드서 종료 2분 전에야 승패가 가려지는 한치 앞을 모르는 혈투였다.
우려는 기우였다. 1위와 2위의 맞대결 못지않게 전북과 수원의 만남이 눈길을 모은 것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가져다주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함도 있었다.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면서 K리그는 충격적인 소식을 연달아 접했다. 올해 리그를 대표하며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던 에두와 정대세의 이적 발표였다. K리그 우승을 노리는 두 명문이 중국 2부리그와 일본 J리그 꼴찌팀에 핵심을 빼앗긴 분위기에 우려 가득한 시선이 모아졌다.
일은 벌어졌고 이제 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었다. 전북과 수원의 색깔은 분명하게 엇갈렸다. 전북은 투자를 택했다. 과감하게 에두와 에닝요가 빠져나간 자리를 루이스, 이근호, 우르코 베라로 메웠다.
과거 전북의 영광을 대표하던 루이스를 3년 만에 복귀시켰고 스페인 세군다리가(2부리그) 득점 6위에 오른 베라를 영입하는 수완을 과시했다. 여기에 국가대표 출신의 이근호까지 임대로 데려오며 더할나위 없는 보강 능력을 보여줬다.
수원과 경기를 통해 새 얼굴 3인방이 첫 인사를 했고 3만여 전북 팬들은 전주성이 떠나갈 듯한 함성과 박수로 전북의 해결 능력에 만족감을 표했다.
무작정 선수 영입은 아니었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자원이었고 이를 완벽하게 사용하는 최강희 감독의 용병술과 만나니 파괴력은 상당했다. 두꺼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과시한 전북은 패할 위기의 수원전을 2-1로 역전하는 드라마를 쓰며 완벽한 박수를 받았다.
수원도 정대세를 대체할 영입 카드를 꺼냈지만 주된 방법은 달랐다. 우선 서정원 감독은 있는 자원 안에서 해법을 찾았다. 정대세가 빠진 자리를 서정원 원톱이라는 뜻밖의 카드로 대체했다. 그동안 측면자원으로 치부하던 서정진을 가운데 놓고 속도와 연계, 활동량으로 승부를 봤다.
서정진 원톱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좌우로 빠진 자리를 염기훈과 산토스, 고차원, 권창훈이 자주 파고들며 공간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전북전에서 수원은 서정진의 슈팅은 없었지만 권창훈(5개), 산토스(2개), 염기훈(1개)이 슈팅을 책임지는 방식을 보여줬다.
정대세가 있던 전술과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서정원 감독도 "측면을 보던 서정진을 가운데로 돌려 전북의 양쪽 측면을 노렸는데 잘해줬다. 작지만 빠른 공격진들이 전북의 뒷공간을 잘 이용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전북과 수원은 분명하고 확실하게 에두와 정대세의 공백을 없앴다. 성공적인 접근법에 경기는 명승부가 펼쳐졌고 경기장은 뜨거워졌다. 엑소더스 사태서도 K리그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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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