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형민 기자] 결정적인 페널티킥 선방을 하고 FC서울의 승리를 이끈 유상훈의 표정은 멋쩍어보였다. 무실점 승리의 기쁨과 함께 작년 FA컵 결승전에서의 아쉬움이 불현듯 겹쳐 나왔다.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3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2-0으로 눌렀다.
수문장 유상훈의 페널티킥 선방이 결정적이었다. 후반 33분에 인천의 키커로 나선 조수철의 슈팅을 유상훈이 선방하면서 팀을 동점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 기세를 살린 서울은 박주영의 추가골까지 나오면서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유상훈이 페널티킥을 막은 이면에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린 결단이 있었다. 이번에 유상훈은 코칭스텝이 분석한 대로 움직였다. 경기 전부터 최용수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조수철이 오른쪽으로 많이 찬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유상훈에게 이를 전달했다. 지시사항을 믿고 그대로 움직인 유상훈은 슈팅을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FA컵 결승전에는 상황이 달랐던 모양이다. 이번 페널티킥 선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서울은 지난해 FA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나왔던 사연을 떠올렸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당시에 서울은 결승전에서 성남FC에게 승부차기끝에 패했다. 승부차기에 일가견이 있는 유상훈을 교체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띄웠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유상훈은 마지막 키커 순서에서 코칭스텝의 지시사항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였다가 낭패를 봤다. 이로 인해 결국 서울은 2-4 승부차기 패배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를 계기로 유상훈은 올해에는 코칭스텝이 분석한 내용에 대해 신뢰를 보이고 있고 이번에도 그대로 따랐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후 "상당히 페널티킥에 강점을 가진 선수다. 사실 지난해 FA컵에서는 코칭스텝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다행히 이번에는 소통이 됐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낸 뒤 "자신의 장점과 스텝과의 호흡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그 선방 덕분에 승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작년의 일화를 거론했다.
이어 기자회견에 들어온 유상훈은 "작년에는 내가 잘 안 따라서 감독님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때 처음에는 몇몇 선수들은 지시한대로 따라가다가 마지막에는 내 느낌대로 했는데 그때 악수가 됐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인천전에 나온 선방에 대해서는 "오늘도 감독님이 조수철 선수에 대한 분석이 잘 되어 있었다. 경기 전에 상대 선수에 대한 데이터가 오고 양쪽을 다 차는 선수면 내가 생각해서 결정하고 한쪽 방향만을 고집하면 데이터대로 한다"면서 "개인적인 비결로는 자신감 있게 하는 것이고 코칭스텝의 분석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유상훈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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