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힘들었지."
청주에서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화 김성근 감독은 전반기를 짧고 굵게 압축했다. 그저 힘들었다는 한 마디였다.
김 감독에게 전반기는 만족스럽지 못한 시기였다. 현재(20일) 84경기를 치른 시점에서의 성적은 44승 40패, 승패차 +4를 기록하며 5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애초 김 감독이 밝힌 +7보다 3승이 부족했다. 목표는 높게 잡아야 계획했던 일보다 더 많은 걸 소화할 수 있다지만, 김 감독은 목표대로 실행하는 계획적인 야구를 하는 걸로 유명하다.
하지만 한화에서는 계산이 서는 야구를 펼치기 힘들었다. 전반기가 지나고 보니 아깝게 놓친 경기들이 마음에 남았다. 김 감독이 꼽은 특히 아쉬웠던 경기는 지난 4월 10일 '사직 롯데전'. 한화는 이날 8회까지 5점차로 뒤지고 있던 경기를 9회 말 8-8 동점을 만든 뒤 연장전에 돌입했다. 9회부터 권혁이 롯데의 타선을 틀어막았고, 연장 10회초 김태균의 솔로포도 터지며 승리를 목전에 두는 듯 했다. 하지만 12회말 벤치는 송은범으로 투수를 교체했고, 첫 타자 장성우는 초구를 공략해 2점홈런을 만들었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경기가 재역전패로 끝난 경기였다.
이미 3개월 가까이 지난 경기였다. 5번째 시리즈에 불과했을 정도로 시즌 초반이었다. 하지만 "뭘 해도 부족했고, 아쉬운 점이 많았던" 전반기를 말하는 김 감독의 머릿속에는 반사적으로 이 경기가 떠올랐다. 1승이 아까운 시기에 아깝게 승리를 놓친 경기가 마음에 남았던 것이다.
현재 한화가 소화한 경기는 84경기. 김 감독에 따르면 "시합 자체가 긴박한 상황에서 이뤄지다보니, 원사이드로 이기지 못하고 매일이 타이트한" 경기였다. "이것밖에 안 남았나 싶다. 몇 게임 안 남았던데..."라는 아쉬움도 덧붙었다. 총 144경기가 편성된 올 시즌, 후반기 경기는 그 절반보다 적은 60경기가 남았다. 더 짧은 시간에 더 효과적으로 팀을 끌어올릴 운영의 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몇 위를 하느냐 보다 몇 승을 하느냐가 문제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김 감독이었다. 몇 위를 차지하느냐는 승수를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의 끝에 도래하는 결과일 뿐이었다. 전반기 한화의 팀컬러 '하루살이 야구'가 그대로 후반기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김 감독은 남은 60경기 운영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역시 "뭐 특별히 색다른 게 있겠나"라며 운을 뗐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두고 모든 구장에서 각 팀이 각자의 방식으로 총력전을 벌이던 상황, 김 감독은 "이렇게 상황따라 경기 운영이 바뀌는 것처럼, 그때도 달라질 것이다"라며 "부상이나 돌발상황이 많기 때문에 갖고 있는 그림처럼 운영이 안 된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관건은 "하던 걸 얼만큼 잘 정리하고 다시 가느냐에 달렸다"며 짧은 각오로 후반기 목표를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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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