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직구 자신감은 200%에요." 올해로 1군 1년차. 이승현(24, LG)은 당찼다.
지난 2010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LG에 입단한 이승현은 지난달 23일 1군에 올라와 25일 kt전에서 올해 첫 1군 무대를 밟았다. 10-4로 이기고 있던 9회 등판한 이승현은 삼진 한 개 포함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당시를 떠올리며 이승현은 "긴장을 안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경직된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직구가 가장 자신 있다. 그냥 가운데 던지려고 한다. 맞든 안 맞든 일단 피하지 않고 바로 붙으려고 한다" 이런 이승현의 승부사적 기질은 성적을 통해서 잘 나타났다. 올 시즌 6경기에 나와 6이닝을 소화한 이승현이 잡아낸 삼진은 7개. 볼넷은 2개 밖에 되지 않았다. 2군에서 역시 30⅓이닝동안 37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볼넷은 13개에 그쳤다. 그만큼 정면 승부를 즐길 줄 알았다. 여기에 최고 구속 150km/h까지 나오는 빠른 직구는 그의 배짱과 더해져 더욱 위력을 뽐냈다. 직접 공을 받은 포수 유강남도 "직구의 힘이 정말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강력한 직구를 받쳐줄 변화구가 약한 것은 스스로 뽑은 단점이다. 직구와 함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는 그는 "2군에서 보완하려고 했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1군 생활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이승현을 위해 선배 투수들 역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우)규민이 형이 정말 많은 조언을 해준다. 비록 던지는 방식은 다르지만, 낮게 던져야 할 때는 어디를 봐야하는지 등 도움을 주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봉중근 역시 "하던 대로 하면 된다"며 자신감을 세워줬다.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의 타자 이승엽(삼성)을 삼진으로 잡은 것은 그에게 더 큰 자신감을 심어줬다. 지난 4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 헨리 소사가 3⅔이닝 7실점(5자책)으로 무너진 가운데 이승현이 마운드를 넘겨 받았다. 그리고 5회 이승현은 선두타자로 나온 이승엽을 공 4개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과감한 몸쪽 직구 뒤 나온 잘 떨어진 체인지업에 이승엽의 방망이도 따라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으면서 "정말 나에게는 영광의 순간이었다"고 미소지었다.
올시즌 목표는 일단 1군에서 살아남기다. 아직 프로 1년 차. 1군 생활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좋다며 미소를 "관중이 많은 곳에서 야구를 하는 것이 좋다. 하나도 떨리지 않는다"며 1군 체질임을 보였다. 그러나 팀 내 좋은 선수가 많은 만큼 이승현 역시 생존 경쟁을 위해서 더 열심히 자신이 가진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의 최종 목표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롤모델로도 2011년부터 4년 연속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구원왕에 오른 샌디에이고의 마무리 투수 크렉 킴브럴을 뽑았다. 이승현은 "자신있게 직구를 꽂아넣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 나 역시 그런 투수가 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이어 "지금까지 결과가 좋았고, 앞으로도 내 공이 안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있게 공을 던지도록 하겠다. 자신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현재 LG는 9위로 좀처럼 하위권 탈출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팀이 어려운 상황 속에 있는 가운데 그는 "내가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화이팅있게 상대 선수들과 당당히 승부하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이승현 ⓒLG 트윈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