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제프 블래터(79)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자신의 사퇴를 뒤엎을 가능성이 보이는 말을 꺼내 논란이 되고 있다.
블래터 회장은 26일(한국시간) 스위스 신문 '블릭'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사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5월에 회장직 5선에 성공한 뒤 지난 3일에 자진 사퇴하겠다는 말과는 정반대되는 내용이다.
블래터는 "오직 과거를 아는 사람들만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그릴 수 있다"며 자신의 FIFA 회장직 유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듯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나는 사임한 것이 아니다. 단지 나의 권한을 특별총회에 위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래터의 이 한마디로 축구계가 뒤집어졌다. 오는 12월로 예정돼 있는 FIFA 회장직 선거에 도전하기로 했던 새로운 인물들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 일각에서는 회장 선거 자체가 무효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 미국과 유럽 주요 언론들은 이미 FIFA가 12월 16일에 선거를 하겠다고 전세계에 공지를 띄운 상태고 특별총회도 모든 선거 과정과 절차를 준비하고 있는 마당에 이를 멈추게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블래터의 감정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과 FIFA내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블래터가 차기 선거에도 후보로 나서거나 선거 자체를 없던 일로 하는 시나리오가 입방아에 오르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블래터가 어조를 바꾼 데는 주변의 지지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아시아와 아프리카 축구연맹이 블래터를 향해 지지 입장을 보이면서 사퇴를 재고하라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래터의 오른팔이자 스위스 공보관인 클라우스 스토홀커도 마찬가지였다.
스토홀거는 직접 블래터의 마음을 돌리는 데 힘 쓴 데 이어 지난 2일부터 블래터가 회장직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홍보하면서 주변 분위기를 블래터의 유임쪽으로 돌리고 있다. 스토홀커는 지난 5월말 회장 선거 당시에 블래터를 당선시킨 배경인물이다. 쉽게 말하면 블래터 선거운동본부에서 행동대장을 맡은 인물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그는 "블래터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고 새로운 FIFA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확실히 하면서 "FIFA내에는 여러가지 조직들이 있다. 몇몇 이들은 그가 사임하기를 바라지만 일각에서는 같은 의견이 아닌 무리들도 있다"면서 아직도 블래터를 지지하는 세력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곧 있을 특별총회에서 블래터의 야심이 확실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12월 정기총회에서 선거를 하기 전에 그 준비과정의 일환으로 특별총회를 개최하기로 이전에 FIFA 내부인사들은 합의를 했었다. 이 종회 소집때까지만 회장의 역할을 수행한다고도 밝힌 블래터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축구계의 의목이 집중된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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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블래터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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