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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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은 어디로' 관리 사라진 SK, 승리가 힘겹다

기사입력 2015.06.26 06:16 / 기사수정 2015.06.26 04:49



[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2연승을 했건만, 개운하지가 않다. 승리의 기쁨보다는 안도의 한숨이 먼저 나왔다.

SK는 25일 두산전에서 8-7로 진땀승을 거뒀다. 8-3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9회말 두산에게 한 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한 SK는 간신히 리드를 지켜내고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쏟아붓는 빗속 혈투, SK의 승리 과정은 더욱 힘겨워 보였다.

이날 SK는 김강민과 이재원의 홈런포가 터지며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선발 밴와트가 물러나고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밴와트는 6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 7회부터 마운드를 윤길현에게 넘겼다. 그러나 윤길현은 선두 김재호에게 초구부터 중전안타를 허용했고 정수빈의 내야안타, 김현수의 유격수 앞 땅볼 뒤 다시 로메로에게 중전안타를 내주며 1실점했다. 그리고 오재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그리고 8회,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문광은이었다. 문광은은 전날인 24일 두산전에서 1⅓이닝 동안 42개의 공을 던졌었다. 4점 차의 경기 상황과 전날 투구수를 고려했을 때 필승조 문광은의 투입은 다소 의아했다. 결국 빗속에서 위태로운 투구를 이어가던 문광은은 무사 만루를 만들고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1실점 한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정우람이 올라와 1⅔이닝 2실점으로 리드를 지켜내고 경기를 종료시켰다.

시즌 초반 김용희 감독은 올시즌 늘어난 경기수를 고려해 철저한 관리 하에 마운드를 운영했다. '시스템' 아래 투구수와 소화 이닝, 연투 등을 계산한 뒤 투수를 등판 혹은 강판 시켰다. 이런 관리 시스템은 승부수를 띄워야 할 시점에서 독이 될 때도 있었지만 긴 시즌을 멀리 내다본다는 점에서 명분이 있었다. 투수들의 체력 만큼은 보장이 됐고, SK는 시즌 초반 타자들의 기복에도 튼튼한 불펜을 앞세워 상위권에 자리했다.
 
그러나 시즌을 치러 나가면서 이런 관리 야구는 조금씩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타선 침체에 타이트한 경기가 거듭되면서 투수들은 경기 상황과 보직에 상관 없이 등판하는 일이 많아졌다. 문광은, 전유수의 등판이 유독 잦았고 서진용 역시 올시즌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올라왔다. 점점 애매해졌던 관리 시스템은 이제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자연스럽게 불펜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불펜의 불안정은 정우람과 윤길현이 보직을 바꾸면서부터 더욱 두드러졌다. 위력적인 모습의 셋업맨 정우람이 뒤로 자리를 옮기자 힘이 떨어진 투수들의 흔들림이 여과없이 비쳐졌다. 최근 SK는 리드를 잡고도 경기 후반 진땀을 빼는 장면을 여러번 연출했다. 

정우람은 마무리로 자리를 옮긴 이후 나온 다섯 경기 중 세 경기에서 1⅓이닝 이상을 던졌다. 마무리라고 하기에는 많은 이닝 소화. 보직 변경으로 불펜의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여기에 서진용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앞으로 불펜의 과부하가 더욱 우려스러워졌다.

현재 SK는 여름부터 치고 올라가겠다는 구상과 달리 현재 중위권을 맴돌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타격은 SK가 가지고 있던 장점 마저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김용희 감독이 "쏟아부을 타이밍"이라고 한 만큼 SK는 이 시기, 이 위기를 현명하게 이겨내야 한다. 전반기가 끝나가고 있다. 단 하루 고지를 밟았던 1위는 아득해진지 오래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김용희 감독-윤길현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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