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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 감독, 좋았어!'

기사입력 2006.01.19 12:10 / 기사수정 2006.01.19 12:10

편집부 기자

'기대했던 산뜻한 출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한 믿음을 갖기에는 충분한 경기였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8일 두바이의 알 샤밥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22분 파이샬 칼릴에게 허용한 한 골을 만회하지 못하며 0-1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다. 독일 월드컵 원년에 가진 첫 번째 경기에서 기분 좋은 첫 승을 기대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새롭게 아드보카트호에 승선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 간의 호흡이나, 동계 훈련 기간이라 선수들의 컨디션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는 점을 가만하더라도 이번 경기에서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지극히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비록 전지훈련 이후 첫 평가전이고 원정 경기라고는 하지만, 선수 개개인들의 역량에 대한 부족함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0-1의 패배 속에서도 하나의 희망을 보았다면 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실험과 파악에 주력한 아드보카트 감독의 선수와 경기 운용이었다.

전지훈련의 목적에 충실한 아드보카트 감독

새해 들어 첫 경기. 독일 월드컵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와 관심은 물론이고, 선수나 많은 축구팬 만큼이나 감독인 그도 기분 좋은 승리로 기나긴 전지훈련을 시작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UAE전의 대표팀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면 아드보카트 감독은 1승보다도 팀의 기초 공사에 더 관심이 많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지금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로만 기용되던 김상식에 대한 새로운 시험이었다. 이날 김상식은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중앙수비수의 중책을 맡았다. 중앙수비수로서의 재능을 테스트한 것인지 아니면, 수비형 미드필더가 가져야 책임감과 시야를 확보하게 하려는 아드보카트의 배려였는지는 지켜봐야 할 테지만, 첫 경기부터 적극적인 테스트가 이루어졌던 점에서 일단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또, 난생처음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장학영의 선발 출장도 신선했다. 청소년대표와 올림픽대표 경험도 전무해 그야말로 새내기인 장학영을 새해 첫 경기에 선발 출장시킨 부분도 좋았다.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 무엇보다 박지성이 부럽지 않을 뛰어난 체력을 갖고 있는 장학영을 선발 출장시키며 가능성을 태극전사로서의 타진했던 부분도 아드보카트 감독의 대표팀 훈련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후반에도 아드보카트 감독의 선수 실험은 계속 되었다. 이번 실험 대상은 지난해 11월 열렸던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스웨덴전에서 유럽파에 밀려 제대로 된 출장 시간을 할애 받지 못했던 정경호와 백지훈이었다. 이 두 선수 교체는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성향의 두 선수를 기용함으로써 경기 흐름의 반전과 선수의 테스트를 동시에 겸할 수 있는 좋은 작전이었다.

비록, 후반 초반 맹공에도 불구하고 UAE의 골문이 열리지 않아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아드보카트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또, 공격이 지지부진해질 때 쯤 다소 지쳐 보이던 이동국을 빼고 가능성만 보여왔던 정조국의 투입도 적절한 시간대에 이루어졌다.

또, 경기중 계속 선수들의 위치를 바꾸고 전체적인 전술을 변경하며 경기력을 테스트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전반 초반 최전방 스리톱으로 포진한 박주영-이동국-이천수의 위치 변화를 쉴 새 없이 주문하며 선수들을 테스트했고,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던 장학영-조원희에게도 전방 공격진과의 호흡을 지시하며 최적화된 포지션과 전술을 찾는데 부심했다.

후반에도 정경호와 백지훈의 투입과 동시에 3-4-3에서 3-5-2로의 포메이션을 변경하며 경기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좌측 측면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였던 정경호에게는 우측 측면과 중앙으로의 위치 변화를 주문하며 실험을 거듭했고, 백지훈도 맞는 포지션을 찾아주기 위해 위치 변경을 지시하며 경기를 관찰했다.

비록 90분간의 짧은 경기였고 결과도 패하게 되면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독일 월드컵을 향해 대표팀을 진두지휘 할 수장의 듬직한 모습을 볼 수 있어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다음 기착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아드보카트 감독의 어떤 실험이 계속될지, 대표팀의 경기 결과보다 더욱 궁금해진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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